팩맨 오락실판
팩맨 (Pac Man Midway Harder) · 1981 · Na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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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이 없는 게임이 세상을 바꿨습니다
팩맨이 나오기 전 오락실은 우주선을 쏘는 게임이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에는 총이 없습니다. 노란 동그라미가 미로를 돌며 점을 먹고, 유령 네 마리한테서 도망칩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점 때문에 팩맨은 오락실에 오지 않던 사람들까지 끌어들였습니다. 쏘고 부수는 게임이 아니라 먹고 피하는 게임이었고, 캐릭터가 귀엽고 알아보기 쉬웠습니다. 게임 캐릭터라는 개념이 대중적으로 자리 잡은 것도 이 노란 동그라미부터라고 봅니다.
어떤 게임인가
팩맨(Pac-Man)은 미로 안의 점을 전부 먹으면 다음 판으로 넘어가는 액션 게임입니다. 조작은 네 방향 레버 하나뿐이고, 버튼은 없습니다.
미로를 돌아다니는 유령 네 마리에게 닿으면 죽습니다. 미로 네 귀퉁이에는 큰 점이 하나씩 있는데, 이걸 먹으면 잠깐 동안 유령들이 파랗게 변해 도망가고 그동안 반대로 팩맨이 유령을 잡아먹을 수 있습니다. 쫓기다가 순식간에 쫓는 쪽이 되는 이 뒤집힘이 게임의 중심입니다.
유령 넷은 각자 다르게 움직입니다
이 게임이 단순한 술래잡기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유령들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빨간 유령은 팩맨을 곧장 쫓아옵니다. 분홍 유령은 팩맨이 가려는 앞자리를 노려 돌아 들어옵니다. 파란 유령은 다른 유령의 위치까지 섞어 계산하기 때문에 움직임을 읽기가 까다롭습니다. 주황 유령은 가까워지면 오히려 물러납니다.
이 넷이 동시에 움직이니 앞뒤가 막히는 상황이 자주 생깁니다. 그래서 잘하는 사람은 점을 먹는 순서를 정해 두고 다닙니다. 큰 점을 언제 남겨 두었다가 쓸지, 어느 갈림길에서 방향을 꺾을지를 미리 정해 놓는 것이 이 게임의 실력입니다.
터널과 과일
미로 양옆에는 화면 밖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있습니다. 여기로 나가면 반대편에서 나옵니다. 팩맨은 이 통로에서 속도가 그대로인데 유령은 느려지기 때문에, 몰렸을 때 도망칠 마지막 수단이 됩니다.
미로 가운데 아래쪽에는 가끔 과일이 나타납니다. 체리로 시작해 딸기, 오렌지로 바뀌며 점수가 올라갑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가운데로 들어가 과일을 챙길지 말지가 매 판 판단할 거리입니다.
큰 점을 먹고 유령을 연달아 잡으면 점수가 배로 뜁니다. 네 마리를 다 잡으면 한 번에 큰 점수가 들어오니, 잘하는 사람은 유령들이 한곳에 몰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큰 점을 먹습니다.
지금도 통하는 이유
40년이 넘은 게임인데 규칙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화면을 보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고, 레버 하나면 됩니다. 그러면서도 유령 넷의 움직임 때문에 깊이가 생겨서, 대충 해도 재미있고 파고들면 끝이 없습니다.
이 게임 하나에서 후속작과 아류작이 수없이 갈라져 나왔고, 노란 동그라미는 지금도 게임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쓰입니다. 고전 오락실 게임을 하나만 해 본다면 여전히 첫 번째로 꼽히는 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