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치아웃
마이크 타이슨의 펀치아웃 (Mike Tyson S Punch Out Europe) · 1987 · Nint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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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기 전에 신호가 옵니다
이 게임의 상대들은 아무 때나 때리지 않습니다. 주먹을 내기 직전에 반드시 무언가를 합니다. 눈이 반짝하거나, 어깨가 들썩하거나, 입을 씰룩합니다. 그 신호를 보고 몸을 피하면 빈틈이 생기고, 그때 때려야 들어갑니다.
그래서 이건 반사신경 게임 같지만 사실은 관찰 게임입니다. 몇 번씩 얻어맞으면서 상대의 버릇을 외우고, 그 버릇을 다 알고 나면 갑자기 한 라운드가 쉬워집니다. 안 되던 상대가 어느 순간 되기 시작하는 그 감각이 이 게임의 전부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펀치아웃(Mike Tyson's Punch-Out!!)은 리틀 맥이라는 작은 체구의 선수를 조작해 체급이 다른 거구의 상대들을 차례로 꺾어 올라가는 복싱 게임입니다. 화면은 뒤에서 본 시점이고, 내 캐릭터는 반투명하게 그려져 상대의 동작이 잘 보이도록 되어 있습니다.
조작은 좌우 회피, 숙이기, 가드, 그리고 얼굴과 몸통 펀치가 전부입니다. 버튼이 많지 않은데도 상대마다 통하는 방법이 완전히 달라서, 새 상대를 만날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기분이 듭니다.
별을 모아 어퍼컷
상대가 공격하려는 그 순간 정확히 받아치면 별이 하나 쌓입니다. 별이 있으면 특별한 어퍼컷을 쓸 수 있고, 이건 일반 펀치와 비교가 안 되는 위력입니다.
문제는 별을 얻는 타이밍이 상대마다 다르고, 한 대 맞으면 모아둔 별이 다 날아간다는 겁니다. 별 세 개를 모아두고 어퍼컷 세 방을 준비했다가 실수 한 번에 전부 잃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그래서 별을 모으면 아까워서 빨리 쓰게 되고, 그 조급함이 또 다른 실수를 부릅니다.
기억에 남는 상대들
글래스 조는 유리턱이라는 이름 그대로 잘 무너지는 초반 상대고, 킹 히포는 배에 난 약점을 노려야 합니다. 소다 포퍼는 마시는 동작 뒤에 연타가 들어오고, 피스톤 혼다는 자세를 낮췄다가 돌진해 옵니다. 각 선수마다 생김새와 몸짓이 확실해서 이름을 몰라도 외모로 기억이 납니다.
특히 중반의 상대들부터는 패턴이 길고 복잡해집니다. 몇 번을 반복해서 맞아가며 순서를 외워야 하고, 한 번 흐름이 어긋나면 그대로 무너집니다. 긴 라운드를 계속 집중해야 하니 손보다 눈이 먼저 지칩니다.
마지막 상대
제목에 이름이 붙은 그 상대가 마지막에 기다립니다. 첫 라운드 초반에 한 대만 제대로 맞으면 그대로 다운됩니다. 다른 상대들처럼 몇 대 버티며 배울 여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 얼마간은 아예 때릴 생각을 접고 피하기만 합니다. 그 구간을 넘기면 패턴이 조금 느슨해지고, 그때부터 반격의 여지가 생깁니다. 이 마지막 벽을 넘겼다는 것 자체가 당시에는 자랑거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