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파이트
푸드 파이트 (Food Fight REV 3) · 1982 · General Computer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파이를 던지며 아이스크림으로 달린다
화면 한쪽 끝에 아이스크림 하나가 놓여 있고, 그것이 서서히 녹기 시작합니다. 반대편에는 주인공 꼬마가 서 있고, 그 사이에는 파이를 던지며 쫓아오는 요리사 넷이 있습니다. 아이스크림이 다 녹기 전에 달려가 한 입 베어 물면 그 판이 끝납니다. 목표가 이렇게 한 문장으로 끝나는데도 판이 시작되면 화면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바닥에는 파이며 수박이며 콩 접시 같은 음식이 무더기로 놓여 있습니다. 지나가면서 집어 들고 요리사에게 던지면 잠시 쓰러뜨릴 수 있는데, 쓰러뜨려도 요리사는 다시 일어나 쫓아옵니다. 결국 싸워서 이기는 게임이 아니라, 던져서 시간을 벌고 그 틈에 달리는 게임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푸드 파이트(Food Fight)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한 화면짜리 액션 게임입니다. 레버로 주인공을 사방으로 움직이고, 음식이 놓인 자리를 밟으면 자동으로 손에 들리며, 던지고 싶은 방향으로 레버를 기울인 채 버튼을 누르면 그쪽으로 날아갑니다.
한 판은 매우 짧습니다. 잘하면 십몇 초, 헤매면 아이스크림이 다 녹아 실패합니다. 판이 넘어갈수록 요리사가 더 빨라지고 더 영리하게 길을 막으며, 바닥 구조도 달라져서 뛰어넘어야 할 구덩이나 지나갈 수 없는 벽이 생깁니다.
조작의 정밀함이 만드는 차이
이 게임의 조작감은 당시 기준으로 유난히 부드럽습니다. 주인공이 여덟 방향으로 뚝뚝 끊겨 움직이는 게 아니라 레버를 기울인 각도 그대로 자연스럽게 미끄러지듯 움직이고, 던지는 방향도 마찬가지로 세밀하게 조절됩니다. 그래서 요리사 사이의 좁은 틈을 비스듬히 파고드는 움직임이 가능합니다.
던지기는 미리 겨누는 감각을 요구합니다. 던진 음식이 날아가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금 요리사가 있는 자리가 아니라 곧 있을 자리를 향해 던져야 맞습니다. 이 예측이 익숙해지면 달리면서 뒤로 던져 쫓아오는 요리사를 떨어뜨리는 것도 됩니다.
가장 중요한 감각은 언제 던지고 언제 그냥 달릴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던지느라 멈춰 서면 그만큼 아이스크림이 녹고, 무작정 달리면 요리사에게 붙잡힙니다. 이 둘 사이의 저울질이 판마다 새로 요구됩니다.
막히는 지점과 넘기는 요령
처음 하는 사람은 대개 요리사를 다 없애려다 시간을 다 씁니다. 요리사는 없앨 수 없는 상대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나면 게임이 훨씬 편해집니다. 정면으로 오는 하나만 떨어뜨리고 나머지는 등지고 달리는 편이 낫습니다.
바닥의 음식 배치를 미리 눈에 담아 두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손이 비어 있으면 아무것도 못 하기 때문에, 달리는 경로 자체를 음식이 놓인 자리 위로 잡아 지나가면서 자동으로 보충되게 만드는 것이 요령입니다.
후반 판에서는 구덩이가 늘어납니다. 구덩이는 이쪽만 막는 게 아니라 요리사도 막기 때문에, 잘 이용하면 요리사를 반대편에 묶어 두고 편하게 지나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당황해서 구덩이 쪽으로 몰리면 빠져나갈 길이 없어집니다.
만든 곳과 남긴 것
이 게임을 만든 제너럴 컴퓨터는 원래 오락실 기판을 개조해 게임을 바꾸는 일로 이름이 알려진 곳이었습니다. 남의 기계에 손을 대는 일로 시작해 결국 자기 게임을 만들고, 그 게임이 오히려 조작감으로 평가받았다는 점이 이 회사의 특이한 이력입니다.
한 화면 안에서 벌어지는 짧은 판을 반복하는 구조, 적을 없애는 대신 목표 지점까지 도달하는 승리 조건, 그리고 아날로그에 가까운 세밀한 조작. 이 세 가지 조합은 당시로서도 흔하지 않았고, 지금 해 봐도 낡았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습니다.
국내 오락실에서는 널리 보급되지 않아 실물을 기억하는 사람이 드뭅니다. 그래도 규칙이 워낙 간단해 설명 한 줄이면 바로 시작할 수 있고, 판이 짧아서 한 번 실패해도 곧바로 다시 붙게 되는 종류의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