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저 골
플레저 골 (Pleasure Goal Futsal 5 on 5 Mini Soccer Ngm 219) · 1996 · Saurus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축구 게임인데 코트가 좁고 사람은 다섯 명뿐입니다. 공이 밖으로 나가는 일이 거의 없고, 골문이 가까워서 언제든 슛이 들어옵니다. 90분짜리 경기의 지루한 부분을 다 걷어내고 골 앞 상황만 남겨 놓은 듯한 이 구성이, 오락실 스포츠 게임으로서는 대단히 잘 맞아떨어집니다.
플레저 골(Pleasure Goal)은 사우루스가 네오지오로 내놓은 풋살 게임입니다. 다섯 명이 한 팀이 되어 실내 코트에서 겨루고, 여러 팀이 참가하는 대회를 뚫고 우승컵을 노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맞붙을 수도 있습니다.
풋살이라는 선택
일반 축구 게임은 넓은 필드에서 선수 열한 명을 다뤄야 합니다. 화면을 크게 잡으면 선수가 작아지고, 선수를 크게 잡으면 전체 상황이 안 보입니다. 오락실 게임으로 만들 때 늘 부딪히는 문제입니다.
풋살은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합니다. 코트가 작으니 화면 안에 상황이 거의 다 들어오고, 선수가 다섯이니 누가 어디 있는지 파악하기 쉽습니다. 무엇보다 골문까지의 거리가 짧아서 공을 잡으면 곧바로 공격 기회가 됩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축구 게임 특유의 빌드업 과정이 거의 없습니다. 공을 뺏으면 바로 달려들고, 뺏기면 바로 막아야 합니다. 한 경기 안에서 공격과 수비가 쉴 새 없이 뒤집히는 리듬이 만들어집니다.
조작과 트릭 플레이
버튼은 몇 개 되지 않고, 공격 중일 때와 수비 중일 때 같은 버튼이 다른 역할을 합니다. 공을 가지고 있으면 슛과 패스가 되고, 없으면 태클과 가로채기가 됩니다. 골키퍼를 조작하는 버튼도 따로 있습니다.
이 게임을 특징짓는 것은 트릭 플레이 버튼입니다. 화려한 개인기를 써서 상대를 벗겨 내는 동작인데, 잘 들어가면 수비 하나를 통째로 지워 버립니다. 좁은 코트에서 수비 한 명을 벗기는 것은 곧바로 슛 기회로 이어지므로 위력이 큽니다.
다만 이 동작은 실패하면 그 자리에서 공을 뺏깁니다. 좁은 코트라 뺏기는 순간 상대가 곧바로 우리 골문 앞에 서 있게 되므로, 아무 데서나 쓰면 그대로 실점으로 돌아옵니다. 쓸 자리를 고르는 것이 이 게임의 실력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지점
가장 흔한 문제는 슛을 너무 멀리서 쏘는 것입니다. 축구 게임 감각으로 중거리에서 때리면 골키퍼가 대부분 막아 냅니다. 풋살에서는 골문 가까이 파고들어 각도를 만든 뒤 때리는 것이 훨씬 확실합니다.
두 번째는 수비할 때 태클을 남발하는 것입니다. 좁은 코트에서 태클이 빗나가면 그 선수는 잠깐 자리를 비우게 되고, 다섯 명뿐인 팀에서 한 명이 빠지면 구멍이 크게 뚫립니다. 무리하게 달려들기보다 상대 앞을 막아서서 진로를 좁히는 편이 안전합니다.
세 번째는 조작 선수 전환입니다. 공에서 먼 선수를 잡고 있으면 아무것도 못 합니다. 공 근처 선수로 빠르게 넘겨 가며 따라붙는 감각을 익히는 것이 수비의 기본입니다.
대회 진행과 난이도
여러 팀이 참가하는 대회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조별 경기를 치른 뒤 결승 토너먼트로 올라가는 구조라, 초반에는 여유가 있지만 뒤로 갈수록 상대가 확연히 강해집니다.
후반 상대는 공을 잡으면 놓치지 않고, 이쪽 실수를 곧바로 골로 연결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무리한 개인기를 줄이고 안전한 패스로 상대를 흔들다가 확실한 기회에만 슛을 넣는 쪽이 낫습니다.
시간이 짧아서 한 골 차이가 대단히 큽니다. 먼저 한 골을 넣고 나면 지키는 운영으로 바꾸는 것이 유효한 전략이고, 반대로 한 골을 먼저 먹으면 남은 시간이 순식간에 줄어듭니다.
네오지오라는 기판과 그 시절
네오지오는 1990년대 오락실에서 특별한 위치에 있던 기판입니다. 큰 캐릭터와 부드러운 동작, 선명한 색이 특징이었고, 무엇보다 여러 게임을 한 기계에 꽂아 바꿔 가며 운영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한국 오락실에서 네오지오는 격투 게임의 대명사처럼 여겨졌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자리를 격투 게임이 차지하고 있었고, 그 사이에 스포츠나 액션 게임이 한두 칸 끼어 있는 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스포츠 게임은 격투 게임 앞에 사람이 몰려 있을 때 밀려 앉는 자리 취급을 받곤 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붙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경기 시간이 짧고 골이 자주 나며 승패가 명확해서, 친구끼리 붙기에는 오히려 격투 게임보다 부담이 적었습니다.
지금 해 본다면
혼자 대회를 뚫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 게임의 진가는 둘이 붙을 때 나옵니다. 좁은 코트에서 공이 계속 오가고, 한 번의 개인기 성공과 실패가 곧바로 골로 이어지니 긴장이 끊기지 않습니다.
축구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몇 분이면 규칙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프사이드 같은 복잡한 규칙에 신경 쓸 일이 없고, 공을 잡아 골문으로 몰고 가면 되는 단순함이 이 게임의 미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