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수호전 카드 스토리즈
환상수호전 카드 스토리즈 (Gensou Suikoden Card Stories J Eurasia) · 2001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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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명의 별을 카드 한 장씩 모읍니다
환상수호전 시리즈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108성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뛸 겁니다. 흩어진 동료들을 하나씩 찾아 성으로 불러 모으고, 빈자리가 채워질 때마다 성이 커지는 그 감각이 이 시리즈의 핵심이었습니다. 이 게임은 그 108명을 아예 카드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동료를 영입한다는 것이 곧 덱에 카드 한 장이 늘어난다는 뜻이 되니, 수집욕이 두 배로 자극됩니다.
처음 실행하고 나면 익숙한 얼굴들이 카드 일러스트로 한 장씩 넘어가는 화면을 보게 됩니다. 원작에서 몇 시간을 함께 싸운 캐릭터가 손바닥만 한 화면 속 카드 그림으로 정리되어 있는 걸 보면 묘한 기분이 듭니다.
어떤 게임인가
환상수호전 카드 스토리즈(Gensou Suikoden Card Stories)는 코나미가 게임보이 어드밴스로 낸 카드 배틀 RPG입니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나왔던 환상수호전 2의 줄거리를 그대로 따라가되, 전투 방식만 턴제 파티 배틀에서 카드 대결로 바꿔 놓은 작품입니다.
이야기는 원작과 같습니다. 하이랜드 왕국과 도시 국가 연합의 전쟁, 주인공과 조위의 우정, 그리고 그 우정이 갈라지는 과정을 밟아 갑니다. 원작을 해 본 사람에게는 요약본이고,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시리즈로 들어가는 입구가 됩니다.
카드로 치르는 전투
전투는 손에 든 카드를 내어 상대와 겨루는 방식입니다. 캐릭터 카드에는 공격력과 체력에 해당하는 수치가 붙어 있고, 여기에 마법이나 보조 효과를 내는 카드를 섞어 한 턴을 구성합니다. 어떤 카드를 언제 내느냐가 승부를 가르기 때문에, 무작정 강한 카드만 모아서는 안 됩니다.
원작의 간판 시스템인 협공도 살아 있습니다. 특정 캐릭터끼리 조합해서 내면 둘이 함께 공격하는 연출이 나오는데, 누구와 누가 맞는지를 알아 가는 재미가 상당합니다. 원작에서 사이가 좋았던 인물끼리 묶이는 경우가 많아, 시리즈를 아는 사람일수록 유리합니다.
문장 시스템도 카드 형태로 들어와 있습니다. 강력한 마법 카드는 쓸 수 있는 횟수가 제한되어 있어서, 아껴 두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꺼내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덱을 짜는 재미
진행하면서 얻은 카드로 자기 덱을 구성합니다. 무거운 카드만 넣으면 초반에 손이 굳고, 가벼운 카드만 넣으면 후반에 밀립니다. 균형을 잡는 과정이 이 게임에서 가장 오래 붙잡고 있게 되는 부분입니다.
같은 카드를 여러 장 모으면 강화할 수 있어서,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계속 키우는 식으로 플레이할 수도 있습니다. 108성을 다 모으겠다고 마음먹으면 본편을 끝낸 뒤에도 한참을 더 하게 됩니다.
휴대기로 옮겨 온 대작의 무게
원작 환상수호전 2는 플레이스테이션 RPG 중에서도 이야기의 밀도가 높기로 이름난 작품입니다. 그 무게를 게임보이 어드밴스 용량에 담으려다 보니 생략된 장면이 적지 않고, 원작의 감정선을 온전히 느끼기에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럼에도 카드라는 형식으로 시리즈의 인물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시도 자체는 재미있습니다. 한 판이 짧게 끝나기 때문에 자투리 시간에 조금씩 진행하기에 잘 맞고, 원작을 아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얼굴을 카드로 다시 만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값어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