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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 블리츠

NFL 블리츠 (Nfl Blitz) · 1997 · Midway G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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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이 울린 다음에도 때린다

공을 든 선수가 쓰러지고 휘슬이 울립니다. 보통이라면 여기서 끝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에서는 뒤늦게 달려온 수비수가 쓰러진 선수 위로 그대로 몸을 날립니다. 반칙 깃발은 나오지 않습니다. 관중석에서 야유 대신 환호가 터지고, 해설자가 신나서 한마디 얹습니다.

NFL 블리츠(NFL Blitz)는 미식축구의 규칙을 대부분 걷어 내고 부딪치는 재미만 남긴 게임입니다. 양 팀에서 일곱 명씩만 나오고, 홀딩이나 인터페어런스 같은 반칙 판정이 아예 없습니다. 실제 경기를 옮기려는 시도가 아니라, 미식축구에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장면만 골라 이어 붙인 쪽에 가깝습니다.

NFL 블리츠 스포츠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7)

30야드를 4번 만에

가장 큰 규칙 변경은 퍼스트다운 거리입니다. 실제 경기에서는 네 번의 공격 기회 동안 10야드를 전진하면 되지만, 이 게임은 그 거리를 30야드로 늘려 놨습니다. 한 번에 짧게 끊어 가는 안정적인 공격으로는 도저히 채울 수 없는 거리입니다.

그래서 모든 공격이 길게 던지는 패스로 향합니다. 짧은 러닝 플레이는 시간 낭비에 가깝고, 뒤로 물러나 멀리 있는 리시버를 향해 공을 띄우는 것이 기본이 됩니다. 규칙 하나를 바꾼 것만으로 경기 성격 전체가 바뀐 셈입니다.

NFL 블리츠 스포츠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7)

상대에게 작전을 들키지 않으려면

공격 작전을 고를 때는 화면에 목록이 뜹니다. 그런데 옆에 앉은 상대가 그 화면을 그대로 볼 수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버튼을 조합해 누르면 목록에 없는 작전을 몰래 부를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이 조합을 외운 사람과 못 외운 사람의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상대가 내 작전을 미리 알고 자리를 잡으면 아무리 좋은 패스도 끊기기 때문에, 실력 있는 사람들끼리 붙을 때는 손을 화면 앞에 가리고 버튼을 누르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NFL 블리츠 스포츠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97)

터보 버튼과 몸싸움

선수마다 터보 게이지가 있고,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속도가 붙습니다. 수비를 뚫고 나갈 때나 상대를 강하게 들이받을 때 쓰는데, 다 쓰고 나면 회복될 때까지 느려지기 때문에 언제 쓸지가 중요합니다.

이 게임을 만든 사람들은 앞서 2대 2 농구 게임으로 오락실을 뒤집어 놓은 팀입니다. 터보 게이지, 과장된 동작, 쉴 새 없이 떠드는 해설까지 그 게임의 뼈대가 그대로 미식축구로 옮겨 온 것이 보입니다.

리그가 불편해한 게임

실제 팀과 선수 이름을 그대로 쓰면서도 경기 내용은 실제 규칙과 한참 멀었기 때문에, 리그 쪽에서는 이 게임을 마냥 반기지 않았습니다. 이후 후속작들에서는 휘슬 뒤 태클 같은 요소들이 하나씩 정리되어 갔습니다.

바꿔 말하면 이 첫 편이 가장 거칠고 가장 자유로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미식축구를 잘 몰라도 몇 판만 하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고, 잘 아는 사람은 규칙이 얼마나 망가져 있는지에 웃게 됩니다. 그 두 가지가 동시에 되는 게임은 흔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