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마스터 오브 쿵푸
레이디 마스터 오브 쿵푸 (Lady Master of Kung Fu) · 1985 · Kane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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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오락실에서 여성 주인공이 앞에 나선 액션 게임은 흔치 않았습니다. 이 게임의 주인공은 쌍절곤을 든 여성 무술가이고, 적진이 된 커다란 저택에 홀로 들어가 층을 하나씩 올라갑니다. 당시 액션 게임의 주인공이 대부분 근육질 남성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타이틀 화면부터가 눈길을 끄는 선택이었습니다.
레이디 마스터 오브 쿵푸(Lady Master of Kung Fu)는 옆에서 본 화면에서 몰려드는 적을 쓰러뜨리며 나아가는 무술 액션 게임입니다. 일본에서는 눈차쿤이라는 이름으로 나왔습니다. 주먹과 발차기, 그리고 쌍절곤을 써서 계속 밀려오는 적을 처리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음 층으로 올라가는 것이 진행의 뼈대입니다.
층을 올라가는 구조
이 게임의 무대는 여러 층으로 나뉜 큰 건물입니다. 한 층에 배치된 적을 정리하고 나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고, 새 층에서 다시 싸우게 됩니다. 층마다 적의 구성과 배치가 달라지므로, 단순히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층이 올라갈수록 다뤄야 할 상황이 늘어납니다.
엘리베이터의 존재는 이 게임에 독특한 리듬을 줍니다. 한 층을 끝내고 이동하는 순간이 짧은 숨 돌릴 틈이 되고, 문이 열리는 순간이 다시 긴장이 시작되는 신호가 됩니다. 문이 열리자마자 바로 앞에 적이 붙어 있는 배치도 있어서, 도착하기 전에 방향과 자세를 미리 잡아 두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무기인 쌍절곤은 맨손보다 사거리가 길지만 휘두르는 동작이 있어 딜레이가 생깁니다. 그래서 여러 명이 붙었을 때 무작정 휘두르면 뒤에서 맞습니다. 한 방향의 적을 정리한 뒤 몸을 돌려 반대쪽을 상대하는 식으로, 좌우를 번갈아 처리하는 감각을 익히는 것이 이 게임의 기본기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지점
이 시기의 아케이드 액션이 대개 그렇듯 적은 좌우 양쪽에서 계속 나옵니다. 초보자는 한쪽에 몰두하다가 반대쪽에서 다가온 적에게 붙잡히는 식으로 잔기를 잃습니다. 벽이나 화면 끝을 등지고 서서 한쪽만 상대하는 자리 잡기가 그래서 중요합니다. 열린 공간 한복판에 서 있는 것은 언제나 나쁜 선택입니다.
두 번째는 공격을 아끼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게임에서는 적이 사거리 안에 들어오기 전에 미리 휘두르면 그 동작이 끝날 때까지 무방비가 됩니다. 적이 확실히 사거리에 들어온 다음에 한 번, 그리고 곧바로 뒤로 물러나 거리를 되찾는 것이 안전한 패턴입니다.
층이 올라가면 적의 수와 속도가 함께 오릅니다. 이때부터는 전부 처리하려 들기보다, 다음 이동 경로를 열어 주는 적부터 골라 처리하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서두르다 포위되면 벗어날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카네코와 그 시절 아케이드
이 게임을 만든 카네코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여러 아케이드 기판을 내놓은 일본 회사입니다. 자체 유통망이 크지 않아 다른 회사를 통해 게임을 내보내는 일이 잦았고, 이 작품도 일본에서는 타이토를 통해 유통되었습니다. 당시 중소 제작사가 큰 유통사의 이름을 빌려 오락실에 들어가는 것은 흔한 구조였습니다.
1985년은 무술 액션이 아케이드에서 크게 유행하던 해였습니다. 옆으로 이어지는 화면에서 몰려오는 적을 주먹과 발로 처리하는 게임들이 여럿 나왔고, 이 작품 역시 그 흐름 위에 있습니다. 다만 층을 올라간다는 구조와 여성 주인공, 쌍절곤이라는 조합으로 자기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여성 무술가를 주인공으로 세운 것은 이후 여러 게임에서 반복되는 설정이지만, 이 시점에서는 앞선 시도였습니다.
지금 만나 볼 이유
이 게임은 이후 어떤 기기로도 다시 나오지 않아, 오랫동안 실물 기판을 만난 사람만 기억하는 작품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만큼 국내 오락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판도 아니었습니다. 1980년대 중반의 무술 액션이라 하면 대부분 다른 몇몇 대표작을 떠올리기 마련이고, 이 작품은 그 그늘에 가려 있었습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조작은 단순하고 화면 정보도 적습니다. 그러나 거리 재기와 자리 잡기라는, 이후 벨트스크롤 액션이 정교하게 다듬게 되는 기본 개념이 여기 이미 들어 있습니다. 적 하나하나를 신중히 상대해야 하는 이 시기 특유의 무게감은 지금 게임에서는 오히려 보기 어려운 감각입니다.
한 판이 길지 않고 규칙도 금방 파악되니, 1980년대 중반 아케이드 액션이 어떤 모양이었는지 짧게 확인해 보기에 적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