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하자드 2
바이오하자드 2 레온 편 (Resident Evil 2 Dual Shock Ver Disc 1 Leon) · 1998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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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근무일에 도시가 무너져 있었다
이야기는 아주 잔인한 설정 하나로 시작합니다. 주인공은 오늘 처음 출근하는 신참 경찰관입니다. 부푼 마음으로 라쿤시티에 들어섰는데 거리에는 사람이 없고, 불타는 차와 피 묻은 도로만 남아 있습니다. 근무 첫날에 도시 전체가 이미 끝나 있었던 겁니다.
이 첫 장면이 워낙 강렬해서, 게임을 켜자마자 등장하는 좁은 골목과 뒤집힌 트럭을 아직도 기억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안내도 설명도 없이 등 뒤에서 걸어오는 첫 좀비를 만나는 순간, 이 게임이 무엇을 하자는 물건인지 바로 알게 됩니다.
어떤 게임인가
바이오하자드 2(Resident Evil 2)는 고정된 카메라 화면을 옮겨 다니며 탄약과 회복약을 아껴 쓰고 열쇠와 퍼즐을 풀어 길을 여는 생존 공포 게임입니다. 이 디스크는 두 주인공 가운데 신참 경관 레온 케네디로 진행하는 쪽입니다.
방마다 카메라 각도가 정해져 있어서 시야가 늘 부족합니다. 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 채 문을 여는 연출이 반복되고, 그 불안감이 이 게임의 공포를 만드는 핵심 장치입니다.
경찰서라는 무대
주 무대는 라쿤시티 경찰서입니다. 원래 미술관이었던 건물을 경찰서로 쓴다는 설정이라 로비에 큰 조각상이 서 있고, 복도마다 장식과 문양이 붙어 있습니다. 이 구조 덕에 열쇠를 얻고 잠긴 문을 여는 탐색이 자연스럽게 들어맞습니다.
문양이 새겨진 열쇠를 하나씩 모으며 건물을 넓혀 가고, 나중에는 지하 주차장과 하수도, 그리고 그 아래 연구소까지 내려갑니다. 처음에는 미로 같던 경찰서가 후반에는 손바닥처럼 익숙해지는데, 그 익숙함이 오히려 무섭습니다. 익숙한 복도에 새로운 것이 서 있으면 바로 알아채기 때문입니다.
아껴야 사는 규칙
탄약은 늘 부족합니다. 좀비를 전부 잡을 만큼 주지 않기 때문에, 지나가도 되는 적은 그냥 지나치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다리를 쏴 넘어뜨리고 뛰어 지나가는 요령을 익히면 소모가 확 줍니다.
소지품 칸도 좁습니다. 열쇠와 퍼즐 조각을 들면 총과 약을 놓아야 해서, 아이템 상자와 방을 왕복하는 계획을 짜게 됩니다. 저장은 잉크 리본을 써야 하고 리본도 개수가 정해져 있어서, 어디서 저장할지 자체가 전략이 됩니다.
쫓아오는 것
중반부터는 도망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상대가 등장합니다. 총을 맞아도 잠시 무릎을 꿇을 뿐 다시 일어나 따라오고, 방을 옮겨도 문을 부수고 들어옵니다. 안전한 곳이 없다는 감각이 후반 내내 이어집니다.
레온 쪽 이야기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성이 등장해 사건의 배경을 조금씩 흘립니다. 다른 디스크의 클레어 편과 같은 시간대를 다르게 지나가는 구성이라, 두 쪽을 다 해 봐야 그날 밤 라쿤시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체가 맞춰집니다.
이 디스크는 진동 패드에 대응하도록 다시 낸 판본입니다. 총을 쏠 때와 큰 것이 다가올 때 손에 울림이 전해져서, 화면 밖의 위협을 손끝으로 먼저 느끼게 됩니다. 공포 게임에서는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