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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하자드 3 라스트 이스케이프

바이오하자드 3 라스트 이스케이프 (Resident Evil 3 Nemesis U) · 1999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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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칠 수 없는 상대

이 시리즈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은 특정 장면이 아니라, 이 작품에 나오는 추적자 하나입니다. 정해진 방에서 기다리는 보스가 아니라 지도 전체를 돌아다니며 주인공을 찾아옵니다. 안전하다고 생각한 복도에서 문이 부서지며 들어오는 순간, 앞선 작품들에서 익힌 요령이 전부 무너집니다.

총을 퍼부으면 잠시 쓰러지지만 죽지 않습니다. 잠깐 시간을 벌 뿐이고, 다음 구역에서 다시 만납니다. 이 게임을 처음 하던 사람들이 방을 옮길 때마다 문 앞에서 잠시 멈칫하게 된 것은 순전히 이 존재 때문입니다.

바이오하자드 3 라스트 이스케이프 어드벤처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1999)

어떤 게임인가

바이오하자드 3 라스트 이스케이프(Resident Evil 3 Nemesis)는 고정 카메라 화면을 넘어 다니며 탄약을 아끼고 길을 여는 생존 공포 게임입니다. 주인공은 전작에도 등장했던 특수부대원 질 발렌타인이고, 목표는 사건 해결이 아니라 도시 탈출 그 자체입니다.

무대는 실내에 머물지 않습니다. 시계탑과 병원, 공원, 폐허가 된 시내 거리까지 도시 바깥을 크게 돌아다닙니다. 앞선 작품들이 건물 하나를 파고들었다면, 이쪽은 도시 전체가 무너지는 광경을 보여 주는 데 무게를 둡니다.

도망을 위한 새 규칙

이 작품은 도망을 시스템으로 넣었습니다. 적이 공격해 오는 순간에 맞춰 버튼을 누르면 몸을 틀어 피하는 긴급 회피가 있고, 이걸 익히면 탄약 소모가 크게 줍니다. 정면으로 싸우기보다 빠져나가는 쪽을 정답으로 두는 설계입니다.

선택지도 들어왔습니다. 추적자가 나타나는 순간 화면에 두 갈래가 뜨고, 어느 쪽을 고르느냐에 따라 이어지는 상황과 지나가는 경로가 달라집니다. 판마다 흐름이 조금씩 바뀌기 때문에 두 번째 판이 첫 판과 완전히 같지 않습니다.

탄약을 직접 만든다

화약을 주워 조합해 탄을 만드는 요소도 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화약의 종류와 조합 방식에 따라 권총탄, 산탄, 유탄이 나오고, 조합 도구를 쓰면 더 많은 양을 뽑을 수 있습니다.

덕분에 자원 관리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앞선 작품이 정해진 탄약을 아끼는 게임이었다면, 이쪽은 어떤 탄을 몇 발 만들지 스스로 정하는 게임입니다. 유탄을 잔뜩 만들어 추적자를 밀어붙일지, 권총탄만 뽑아 놓고 끝까지 도망칠지가 갈립니다.

마지막 밤의 도시

이야기 시점이 흥미롭습니다. 전작의 사건과 같은 며칠 안에 벌어지는 일이라, 다른 작품에서 본 장소와 인물이 스쳐 지나갑니다. 다 해 본 사람은 라쿤시티에서 벌어진 며칠을 시간 순으로 이어 붙일 수 있습니다.

결말로 갈수록 상황은 더 나빠집니다.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 이미 손을 뗀 조직, 그리고 도시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까지가 이야기에 들어옵니다. 탈출이라는 제목이 왜 붙었는지 마지막에 확실히 알게 됩니다.

한 판을 끝내면 걸린 시간과 저장 횟수 같은 기록으로 평가가 매겨지고, 조건을 채우면 추가 요소가 열립니다. 그래서 두 번째부터는 겁내며 기어 다니던 사람이 최단 경로를 짜서 달리게 됩니다. 같은 게임인데 두 번째 판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는 점이 이 작품의 수명을 늘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