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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버맨 64

봄버맨 64 (Bomberman 64 Europe) · 1997 · Hudson 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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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을 던지는 봄버맨

봄버맨의 규칙은 이십 년 가까이 한결같았습니다. 격자 미로에 폭탄을 놓고, 십자 모양으로 터지는 불길을 피한다. 이 작품은 그 규칙을 3차원 공간으로 끌고 나오면서 한 가지를 더합니다. 폭탄을 놓을 뿐 아니라 들어서 던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하나로 전략이 통째로 바뀝니다. 벽 너머의 적에게 폭탄을 넘겨 보낼 수 있고, 위층 발판 위로 던져 올릴 수도 있습니다. 평면에서 익힌 감각만으로는 통하지 않아서, 오래 해 온 사람일수록 처음에 당황합니다.

봄버맨 64 액션 게임 화면 1 - 닌텐도 64 (1997)

어떤 게임인가

봄버맨 64(Bomberman 64)는 폭탄으로 적과 장애물을 없애며 무대를 헤쳐 나가는 액션 게임입니다. 기존 시리즈처럼 평면 격자 위가 아니라, 높낮이가 있는 입체 무대에서 진행됩니다. 화면은 비스듬히 내려다보는 시점이고, 필요하면 시점을 돌려 가려진 곳을 볼 수 있습니다.

혼자 하는 모드에서는 스테이지마다 정해진 목표를 달성해야 합니다. 적을 모두 없애거나, 특정 장치를 부수거나, 시간 안에 지정된 지점에 도달하는 식입니다. 스테이지 끝에는 보스가 있고, 보스마다 약점 부위와 공략 순서가 정해져 있습니다.

여럿이 붙는 대전 모드도 들어 있습니다. 한 화면에서 서로 폭탄을 놓아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쪽이 이기는, 이 시리즈의 오랜 대표 놀이입니다.

봄버맨 64 액션 게임 화면 2 - 닌텐도 64 (1997)

던지기와 쌓기

폭탄을 손에 들면 여러 가지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던지고, 위로 띄우고, 발로 차서 굴립니다. 상황에 따라 골라 써야 하는데, 처음에는 대개 놓고 도망치는 옛 습관대로만 하다가 막힙니다.

특히 높이가 있는 무대에서는 던지기가 필수입니다. 아래층에서 위층 적을 노리려면 던져 올리는 수밖에 없고, 반대로 위에서 아래로 떨어뜨려야 하는 구간도 있습니다. 던지는 거리를 눈으로 익히는 데 시간이 좀 걸립니다.

폭탄을 여러 개 쌓아 올려 발판처럼 쓰는 것도 가능합니다.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 올라가야 할 때 쓰는 방법인데, 쌓는 중에 아래쪽 폭탄이 터지면 그대로 말려듭니다. 도화선 시간을 계산해 두고 움직여야 합니다.

자기 폭탄에 죽는 게임

이 시리즈에서 가장 자주 죽는 이유는 적이 아니라 자기가 놓은 폭탄입니다. 도망갈 길을 확인하지 않고 놓으면, 좁은 통로에서 자기 불길에 갇힙니다. 폭탄을 놓기 전에 어느 방향으로 빠질지 먼저 정하는 것이 이 게임의 첫 번째 규칙입니다.

3차원이 되면서 이 문제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평면에서는 불길이 십자로 뻗는 범위를 눈으로 셀 수 있었지만, 여기서는 높낮이와 시점 때문에 거리 감각이 흐트러집니다. 처음에는 조금 넉넉하게 물러나는 습관을 들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시점 조작도 익혀 둘 필요가 있습니다. 기둥이나 벽에 가려 적이 안 보이는 상황이 자주 생기는데, 그때 시점을 돌리지 않고 감으로 진행하면 옆에서 맞습니다.

보물과 다시 하기

각 스테이지에는 숨겨진 수집품이 흩어져 있습니다. 그냥 진행해서는 절대 못 얻는 자리에 놓인 것도 있어서, 폭탄 쌓기나 던지기를 응용해야 닿습니다. 이걸 모으면 추가 요소가 열리기 때문에, 클리어한 스테이지를 다시 도는 이유가 됩니다.

스테이지를 다 아는 상태에서 수집품만 노리고 들어가면 전혀 다른 게임처럼 느껴집니다. 어디에 발판을 만들지, 어느 순서로 도화선을 터뜨릴지 궁리하는 퍼즐에 가까워집니다.

시리즈 안에서의 자리

1980년대부터 이어진 봄버맨은 대전 모드로 사랑받은 시리즈입니다. 그중에서도 이 작품은 처음으로 무대를 입체로 옮긴 시도라는 점에서 눈에 띕니다. 이후 나온 3차원 봄버맨들의 기본 형태가 여기서 잡혔습니다.

국내에서는 봄버맨이라는 이름 자체가 친숙합니다. 오락실과 가정용 기기를 오가며 여러 판이 돌았고, 친구 여럿이 모여 한 화면에서 서로를 터뜨리는 놀이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 작품은 그 기억에 던지기라는 새 손버릇을 하나 더 얹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