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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스 오브 파이어 3

브레스 오브 파이어 3 (Breath of Fire Iii) · 1997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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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에서 깨어난 아이

이야기는 광산에서 시작합니다. 인부들이 캐낸 것은 광석이 아니라 잠들어 있던 어린 용이었고, 그 용이 깨어나 사람의 모습을 한 아이가 됩니다. 주인공 류는 자기가 무엇인지 모른 채 세상에 던져지고, 자기를 거두어 준 사람들과 함께 자라면서 자기 정체를 하나씩 알아 갑니다.

그 게임이 브레스 오브 파이어 3(Breath of Fire III)입니다. 캡콤이 만든 정통 RPG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고, 2D 그림의 캐릭터와 3D로 만든 배경을 겹쳐 놓은 화면이 특징입니다.

브레스 오브 파이어 3 RPG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1997)

용으로 변한다

이 시리즈의 간판은 주인공이 용으로 변신하는 것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변신 방식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여러 종류의 용의 유전자를 모으고, 그것들을 두세 개씩 조합해서 원하는 형태의 용을 만들어 냅니다. 불을 뿜는 형태, 얼음을 다루는 형태, 방어에 치우친 형태 등 조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변신에는 대가가 있습니다. AP를 소모하고, 유지하는 동안에도 계속 깎입니다. 그래서 아무 때나 용이 될 수는 없고, 보스전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꺼내는 카드가 됩니다. 어떤 조합이 어떤 용이 되는지 실험해 보는 것 자체가 이 게임의 큰 재미입니다.

스승에게 배운다

또 하나 독특한 시스템이 스승입니다. 세계 곳곳에 있는 인물을 스승으로 삼으면, 레벨이 오를 때 올라가는 능력치의 방향이 바뀝니다. 힘을 키우는 스승, 마력을 키우는 스승, 민첩을 키우는 스승이 따로 있고, 어떤 능력치는 오히려 깎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스승 밑에서 일정 수준까지 성장하면 그 스승의 기술을 배웁니다. 그래서 누구를 어느 시점에 어떤 스승에게 붙이느냐로 파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냥 레벨만 올리는 RPG와는 결이 다르고, 계획을 세워 키우는 맛이 있습니다.

적의 기술을 훔친다

전투에서는 적이 쓰는 기술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특정 캐릭터에게 관찰하도록 지시해 두고 적의 기술을 맞으면, 그 기술을 익힙니다. 강한 마법을 적에게서 직접 얻어 오는 셈이라, 일부러 어려운 적을 찾아가 맞아 주는 일도 생깁니다.

동료들도 성격이 뚜렷합니다. 도둑 소녀 니나, 짐승 인간 레이, 목수 몸집의 가아쉬 같은 인물들이 각자 사연을 안고 합류하고, 이야기 중간에 시간이 크게 건너뛰면서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다시 나옵니다. 그 성장의 흐름이 이 작품을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지금 해 볼 때

호흡이 긴 RPG입니다. 초반에는 이동이 느리고 전투도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용 유전자와 스승이 풀리기 시작하는 중반부터 게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 지점까지 가 보는 것을 권합니다.

낚시가 딸려 있는데, 이게 곁다리 요소치고는 상당히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잡은 물고기로 회복 아이템을 얻을 수 있어 실속도 있고, 본편을 잠시 잊고 한참 낚싯대를 던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