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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사커

슈퍼 사커 (Super Soccer) · 1985 · Sony

방향버튼ASZX보조QERT동전Shift시작Enter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8비트 컴퓨터로 축구를 만든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스물두 명을 한 화면에 그리는 것부터 무리였고, 공을 잡은 선수와 나머지를 구분해 보여 주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그 시절 축구 게임 대부분은 인원을 확 줄이거나, 화면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점 몇 개짜리로 만들거나 했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옆에서 본 시점을 택하고 화면을 좌우로 굴리는 방식을 골랐습니다. 1985년 MSX에서 그 선택은 꽤 야심 찬 것이었습니다.

슈퍼 사커(Super Soccer)는 MSX용 축구 게임입니다. 혼자서 컴퓨터를 상대할 수도 있고, 둘이서 마주 앉아 겨룰 수도 있습니다. 경기장을 측면에서 보여 주고, 공이 움직이는 쪽으로 화면이 따라 흐릅니다. 스로인, 골킥, 코너킥, 페널티킥까지 축구 규칙에 있는 재개 상황들이 들어가 있고, 심판이 화면에 등장해 반칙을 잡습니다.

슈퍼 사커 스포츠 게임 화면 1 - MSX (1985)

한 경기가 흘러가는 방식

조작은 단순합니다. 방향키로 공을 가진 선수를 움직이고, 버튼으로 패스하거나 슛을 합니다. 공이 없을 때는 상대에게 다가가 버튼을 눌러 뺏습니다. 요즘 축구 게임처럼 선수를 골라 바꿔 가며 조종하는 세밀한 조작이 아니라, 공에 가까운 선수가 자동으로 내 것이 되는 방식입니다.

중요한 건 슛 타이밍입니다. 골문에서 너무 멀면 골키퍼가 쉽게 잡아냅니다. 반대로 너무 가까이 붙으면 수비수에게 먼저 걸립니다. 페널티 박스 언저리, 수비수 한 명을 제친 직후가 가장 잘 들어가는 자리입니다. 이 거리 감각을 익히는 게 이 게임에서 점수를 내는 요령의 거의 전부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패스는 생각보다 유용합니다. 혼자 드리블로 밀고 들어가면 수비 두세 명에게 둘러싸이기 쉽습니다. 옆으로 한 번 넘겨 주고 다시 받는 식으로 수비 라인을 흔들면 훨씬 편하게 골문 앞까지 갑니다.

슈퍼 사커 스포츠 게임 화면 2 - MSX (1985)

규칙을 갖춘 축구 게임

이 게임에서 눈에 띄는 건 심판입니다. 화면에 사람 하나가 더 서 있고, 반칙이 나오면 경기를 끊습니다. 장식이 아니라 실제로 플레이에 개입합니다. 8비트 축구 게임 중에는 반칙 개념 자체가 없어서 그냥 몸으로 밀고 들어가면 되는 것들이 많았는데, 이 게임은 그러지 않습니다.

덕분에 수비할 때도 요령이 필요합니다. 무턱대고 부딪히면 반칙을 먹고 상대에게 좋은 위치의 프리킥을 내줍니다. 상대가 공을 건드리는 순간을 노려 정확하게 끊어야 합니다. 특히 자기 진영 깊숙한 곳에서 반칙을 하면 페널티킥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골문 앞에서는 무리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경기장 광고판까지 그려 넣은 것도 인상적입니다. 화면을 스크롤하다 보면 옆으로 흐르는 광고판이 보이는데, 이런 세부가 8비트 화면에 실제 경기장 같은 느낌을 얹어 줍니다.

그 시절 MSX 스포츠 게임 속에서

1985년이면 MSX가 한국에도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던 무렵입니다. 학습용 컴퓨터라는 이름으로 팔렸지만 실제로는 게임기로 쓰인 경우가 훨씬 많았고, 롬 카트리지를 꽂아 돌리는 게임들이 학교 앞 상가나 친구 집을 통해 돌아다녔습니다. 축구, 야구, 테니스 같은 스포츠 게임은 둘이서 같이 할 수 있다는 이유로 특히 인기가 있었습니다.

이 게임도 그런 자리에 있었습니다. 혼자 컴퓨터를 상대하는 것보다 친구와 마주 앉아 하는 쪽이 훨씬 재미있습니다. 컴퓨터는 패턴이 있어서 몇 판 하면 읽히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선수 움직임이 뻣뻣하고 공이 발에 붙는 느낌도 요즘 것과는 다릅니다. 하지만 축구라는 종목을 8비트 화면 안에 규칙까지 포함해 담아내려 한 초기 시도로서, 이후 축구 게임들이 다듬어 간 것들의 밑그림이 여기 이미 들어 있습니다.

처음 잡는 사람에게

먼저 몇 분은 골을 넣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화면이 흐르는 속도와 선수가 도는 각도에 눈이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공을 잡으면 일단 옆으로 넓게 벌려 공간을 만들고, 앞이 비면 그때 치고 들어가는 순서를 몸에 익히면 됩니다.

둘이서 할 상대가 있다면 그게 이 게임을 제일 잘 즐기는 방법입니다. 규칙이 단순해서 설명이 오래 걸리지 않고, 한 경기가 짧아서 여러 판 이어 하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