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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즈 2

심즈 2 (The Sims 2 U Trashman) · 2005 · Electronic 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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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집을 짓는 대신 마을에 던져집니다

심즈라고 하면 대개 집을 짓고 가구를 놓고 사람을 만들어 그 삶을 지켜보는 게임을 떠올립니다. 벽을 세우고 방 배치를 고민하던 그 화면 말입니다. 그런데 휴대용 기기로 옮겨 온 이 작품은 그 그림과 꽤 다릅니다. 플레이어는 어느 날 외딴 마을에 도착한 인물이 되어, 그곳에 이미 살고 있는 사람들 사이로 걸어 들어갑니다.

작은 화면과 적은 버튼으로는 원작의 자유로운 건축과 세밀한 살림살이 관리를 그대로 옮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방향을 틀었습니다. 집을 짓는 대신 사람을 만나게 하고, 살림을 꾸리는 대신 사건을 해결하게 합니다. 결과적으로 시뮬레이션보다 어드벤처에 가까운 물건이 되었는데, 이게 의외로 손에 잘 붙습니다.

심즈 2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어드밴스 (2005)

무엇을 하는 게임인가

심즈 2(The Sims 2)는 마을을 돌아다니며 주민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이 부탁하는 일을 처리하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생활 시뮬레이션입니다. 화면은 위에서 비스듬히 내려다보는 시점이고, 캐릭터를 움직여 건물에 들어가고 사람에게 말을 걸며 진행합니다.

할 일은 대체로 이런 식입니다. 누군가 무엇을 찾아 달라거나, 누구와 화해시켜 달라거나, 어떤 물건을 구해 오라고 합니다. 그 일을 해내면 보상이 들어오고 이야기가 한 걸음 나아갑니다. 그러면서 마을의 다른 구역이 열리고 새로운 인물이 등장합니다.

동시에 주인공 본인의 상태도 챙겨야 합니다. 심즈 시리즈의 뿌리가 그렇듯, 배고픔이나 피로 같은 기본 욕구가 게이지로 관리됩니다. 이걸 방치하면 주인공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니, 일을 하다가도 중간중간 먹고 쉬어 주어야 합니다.

사람을 만나는 게 곧 진행입니다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돈도 아이템도 아니고 사람입니다. 마을 주민 하나하나가 무언가를 쥐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물건을 주고,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가는 길을 열어 주고, 어떤 사람은 필요한 정보를 줍니다. 그래서 진행이 막혔다 싶으면 대개 아직 말을 안 걸어 본 사람이 어딘가에 있습니다.

또 같은 사람이라도 시간대에 따라 있는 자리가 다릅니다. 낮에 없던 사람이 저녁에 나타나기도 하고, 그 반대이기도 합니다. 한 곳을 찾아가서 없다고 포기하지 말고, 시간을 보낸 뒤 다시 가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이 점을 모르면 게임이 불친절하게 느껴지지만, 알고 나면 마을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헤매는 지점

가장 흔한 상황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이 게임은 화살표로 목적지를 찍어 주는 친절한 안내가 넉넉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받은 부탁의 내용을 기억해 두고, 마을 지도를 머릿속에 그려 두는 편이 좋습니다. 어느 구역에 무슨 건물이 있는지 초반에 한 바퀴 돌아 두면 나중에 시간을 크게 아낍니다.

두 번째는 욕구 게이지를 잊는 것입니다. 부탁 하나를 해결하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보면 어느새 주인공이 지쳐 있습니다. 그 상태로는 무엇을 해도 느려집니다. 밥 먹고 잠자는 시간을 일부러 일정에 넣는다는 생각으로 움직여야 편합니다.

세 번째는 돈 관리입니다. 필요한 물건을 사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 눈에 보이는 대로 사들이면 정작 진행에 꼭 필요한 것을 못 삽니다. 지금 받은 부탁에 직접 쓰이는 것부터 챙기고 나머지는 미루는 편이 낫습니다.

작은 화면에 담아낸 심즈

원작을 좋아했던 사람이 이 작품을 켜면 처음에는 당황할 수 있습니다. 기대했던 건축도 없고 가족을 꾸리는 재미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몇 시간 해 보면 이건 다른 게임이라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옮길 수 없는 걸 억지로 욱여넣는 대신, 기기의 성격에 맞는 것을 새로 만들어 넣은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휴대용 기기에서 하는 이런 생활 게임은 특유의 리듬이 있습니다. 짧게 켜서 부탁 하나를 처리하고 끄는 식으로 오래 붙들게 됩니다. 큰 화면에서 몇 시간씩 몰입하는 원작과는 다른 종류의 재미이고, 이 작품은 그 리듬을 잘 잡아냈습니다. 지금 해 봐도 마을을 한 바퀴 돌며 사람들을 만나는 흐름이 꽤 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