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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전설 와일드 앰비션 플레이스테이션판

아랑전설 와일드 앰비션 (Fatal Fury Wild Ambition) · 1999 · S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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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전설이 입체가 되던 해

아랑전설은 2D 대전격투의 대표 시리즈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앞뒤 두 개의 선을 오가며 싸우는 독특한 구조로 이름을 얻었고, 테리 보가드의 붉은 모자는 오락실에서 누구나 아는 얼굴이었습니다. 그 시리즈가 1999년에 처음으로 다각형 3D로 넘어왔습니다.

이 시기는 3D 격투가 대세를 잡아 가던 때였습니다. SNK로서는 자기 간판 시리즈를 그 흐름에 태워 봐야 했고, 그 결과물이 이 작품입니다. 원작의 인물과 기술을 입체 공간으로 옮기면서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꿀지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 보입니다.

아랑전설 와일드 앰비션 플레이스테이션판 대전격투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1999)

어떤 게임인가

아랑전설 와일드 앰비션(Fatal Fury Wild Ambition)은 아랑전설의 인물들이 3D 공간에서 일대일로 맞붙는 대전격투 게임입니다. 테리, 앤디, 죠, 마이 같은 낯익은 얼굴들이 다각형으로 다시 만들어져 나옵니다.

다만 완전히 3D처럼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기본 진행은 좌우로 오가는 2D 격투의 문법을 그대로 따르고, 공간의 깊이는 일부 기술과 회피 동작에만 쓰입니다. 그래서 2D 아랑전설을 하던 사람이 잡아도 손이 크게 어색하지 않습니다.

아랑전설 와일드 앰비션 플레이스테이션판 대전격투 게임 화면 2 - 플레이스테이션 (1999)

원작에서 이어진 것

기술 입력 방식이 원작과 거의 같습니다. 파워 웨이브, 버닝 너클, 크랙 슛 같은 테리의 기술이 익숙한 커맨드로 그대로 나옵니다. 원작을 하던 사람은 첫 판부터 자기가 알던 기술이 나오는 것을 확인하며 반가움을 느끼게 됩니다.

반대로 아랑전설의 상징이던 이선 시스템, 즉 앞뒤 두 개의 선을 오가며 싸우는 규칙은 이 작품에서 빠졌습니다. 3D 공간을 얻는 대신 그 특징을 내려놓은 셈입니다. 시리즈 팬들 사이에서 이 결정이 오래 논의되었습니다.

대전의 요령

먼저 익힐 것은 거리 감각입니다. 3D 화면이 되면서 캐릭터의 크기와 사거리를 눈으로 가늠하기가 2D 때보다 어려워졌습니다. 몇 판은 상대를 때리려 하기보다 자기 기술이 어디까지 닿는지 확인하는 데 쓰는 편이 결국 빠릅니다.

두 번째는 방어와 반격입니다. 이 게임은 한 번 붙잡히면 연속으로 얻어맞는 구간이 있어서, 무리하게 끼어들려 하다가 더 크게 손해를 봅니다. 상대의 연속 공격이 끊기는 지점을 기다렸다가 짧은 기술로 되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세 번째는 필살기를 남발하지 않는 것입니다. 큰 기술은 빗나갔을 때 틈이 크게 생깁니다. 기본 공격으로 흐름을 만든 다음 마무리에 붙이는 방식이 확실합니다.

화면 구석에 몰렸을 때의 대처도 미리 정해 두면 좋습니다. 계속 막기만 하면 결국 잡기 기술에 무너지므로, 한 번은 옆으로 빠져나가거나 짧은 기술로 상대의 흐름을 끊어야 합니다. 이 한 수를 준비해 두느냐가 대전의 승패를 자주 가릅니다.

캐릭터 고르기

테리는 사거리가 적당하고 기술이 단순해서 처음 잡기에 알맞습니다. 앤디는 빠르게 파고드는 쪽이고, 죠는 발기술 사거리가 길어 거리를 두고 싸우기 좋습니다. 마이는 움직임이 가볍고 공중 기술이 많습니다.

원작에서 익숙했던 인물이 있다면 그쪽을 먼저 잡는 것이 좋습니다. 커맨드가 대체로 유지되어 있어 기억에 남아 있던 기술이 그대로 나오고, 그 덕분에 3D로 바뀐 화면에도 금방 적응하게 됩니다.

시리즈 안에서의 자리

결과적으로 아랑전설은 이 뒤로 다시 2D로 돌아갔습니다. 이듬해 나온 가로우 마크 오브 더 울브즈가 2D 방식으로 시리즈를 이어받아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 작품은 시리즈에서 유일한 3D 실험으로 남았습니다.

그렇다고 실패작으로만 볼 것은 아닙니다. 원작의 기술 감각을 3D 공간에 옮기려는 시도가 꽤 성실하게 되어 있고, 캐릭터마다 준비된 연출도 볼거리가 있습니다. 아랑전설을 오래 해 왔다면 익숙한 인물이 입체로 움직이는 모습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잡아 볼 이유가 됩니다. 3D 격투를 처음 해 보는 사람에게도 조작이 단순한 편이라 접근하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