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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파이터 2

스트리트 파이터 II (Street Fighter Ii the World Warrior 910522 Etc) · 1991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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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의 판도가 여기서 바뀌었습니다

이 게임이 나오기 전까지 오락실은 혼자 하는 곳이었습니다. 동전을 넣고, 컴퓨터가 내주는 스테이지를 깨고, 죽으면 자리를 비켜 주는 곳이었죠. 이 게임 이후로는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곧 적이 됐습니다. 기계 한 대를 사이에 두고 모르는 사람과 눈싸움을 하는 문화가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2(Street Fighter II: The World Warrior)는 세계 각지에서 모인 격투가들이 일대일로 겨루는 대전 격투 게임입니다. 여섯 개의 버튼이 약중강 펀치와 킥으로 나뉘어 있고, 레버를 굴려 넣는 입력으로 필살기가 나갑니다. 이 버튼 배치와 커맨드 방식은 이후 수십 년 동안 이 장르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2 대전격투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1)

여덟 명의 격투가

고를 수 있는 캐릭터는 여덟 명입니다. 파동권과 승룡권을 쓰는 정통파 류와 켄, 다리로 몰아붙이는 춘리, 웅크렸다 튀어나가는 가일, 전기를 쓰는 블랑카, 몸을 던져 붙잡는 장기에프, 팔다리가 늘어나는 달심, 씨름 자세로 밀고 들어오는 혼다까지. 생김새도 국적도 싸우는 방식도 전부 다릅니다.

이 여덟 명이 전부 다르게 움직인다는 점이 당시로서는 굉장한 일이었습니다. 어떤 캐릭터를 고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게임을 하는 셈이라, 사람마다 자기 캐릭터가 생기고 그 캐릭터로만 계속 앉아 있게 됩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2 대전격투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1)

커맨드와 콤보

레버를 아래에서 앞으로 굴리며 버튼을 누르면 장풍이 나가고, 앞아래앞으로 꺾으면 솟구쳐 오릅니다. 지금은 상식이 된 이 입력들이 그때는 비밀처럼 전해졌습니다. 옆에서 보고 따라 하다가 안 되면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그렇게 손으로 익히는 것이 이 게임을 배우는 방법이었습니다.

공격이 연달아 들어가 상대가 막을 수 없는 상태, 즉 콤보라는 개념도 여기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원래 의도한 설계가 아니라 개발 중에 발견된 성질이었는데, 사람들이 그걸 찾아내 쓰기 시작하면서 대전의 깊이가 한 겹 더 생겼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2 대전격투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91)

사천왕이라는 벽

혼자 진행하면 각국의 상대를 차례로 꺾은 뒤 네 명의 보스와 만납니다. 권투 선수, 손톱을 든 남자, 무에타이 챔피언, 그리고 마지막 총수까지 순서대로 나오는데, 이 넷은 고를 수 없고 성능도 노골적으로 강합니다.

특히 마지막 상대는 돌진기와 잡기가 흉악해서, 여기까지 남겨 둔 동전을 전부 털어 넣게 만드는 존재였습니다. 이 넷을 직접 쓰고 싶다는 사람들의 바람이 다음 개정판으로 이어집니다.

국내 오락실의 풍경

국내에서도 이 게임은 다른 모든 것을 밀어냈습니다. 한 오락실에 같은 기계가 여러 대 놓이고, 그 앞에만 사람이 몰렸습니다. 이기면 계속 앉아 있을 수 있으니 자리를 지키는 사람과 도전하는 사람이 생기고, 동네마다 잘한다는 사람 이름이 돌았습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속도는 느리지만 기본기는 그대로입니다. 뛰는 것을 대공기로 떨어뜨리고, 장풍을 넘어 들어가고, 던지기를 읽는 이 게임의 문법은 지금 나오는 격투 게임에도 거의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