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오파 97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7 (The King of Fighters 97 Ngm 2320) · 1997 · S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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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오락실을 가장 오래 지킨 격투 게임
이 게임이 놓인 자리는 늘 사람이 있었습니다. 새 격투 게임이 나오고, 또 나오고, 그다음 것이 나온 뒤에도 이 기계만은 자리를 지켰습니다. 동네마다 잘한다는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을 이기러 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이 시리즈가 하나의 문화가 된 것은 사실상 이 작품 덕분입니다.
킹오파 97(The King of Fighters '97)은 세 명이 한 팀을 이뤄 차례로 싸우는 대전 격투 게임입니다. 앞선 작품들에서 쌓아 온 시스템을 정리하고, 몇 년에 걸쳐 이어 온 이야기를 매듭짓습니다. 시리즈의 한 시대가 여기서 끝납니다.
두 가지 조작 방식
이 작품에서는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조작 방식을 고릅니다. 하나는 대시와 백스텝으로 빠르게 움직이며 게이지를 쌓아 두었다가 쓰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미끄러지듯 이동하고 회피에 강하며 체력이 적을 때 힘이 붙는 방식입니다.
이 선택이 단순한 취향 차이가 아니라 전혀 다른 게임을 만듭니다. 빠르게 붙어 몰아치는 쪽과 거리를 재며 한 방을 노리는 쪽이 맞붙으면, 서로 완전히 다른 논리로 싸우게 됩니다. 같은 캐릭터를 써도 어느 쪽을 골랐느냐에 따라 대응이 달라지니, 대전의 폭이 크게 넓어졌습니다.
이야기의 결말
몇 년에 걸쳐 조금씩 깔려 온 복선이 이 작품에서 전부 모입니다. 주인공과 숙적의 가문이 짊어진 오래된 약속, 그 배후에 있던 존재의 정체가 드러나고, 마지막 무대에서 결판이 납니다.
새로 등장한 세 명의 캐릭터가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처음에는 평범한 참가자처럼 나오지만 정체가 밝혀지면서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돌아오고, 그때부터 대전 난이도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조건을 채우면 이성을 잃은 상태의 주인공과 숙적을 쓸 수 있는데, 이들의 성능이 강력해서 오락실에서 사용 금지 규칙이 붙기도 했습니다.
오래 남은 대전 밸런스
이 작품이 오래 사랑받은 이유는 대전이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기본기의 판정이 명확하고, 뛰어드는 쪽과 막는 쪽의 수싸움이 선명합니다. 콤보가 지나치게 길지 않아 한 번 실수해도 곧바로 끝나지 않고, 그래서 판이 끝까지 팽팽합니다.
강한 캐릭터가 분명히 있지만, 그 아래로도 쓸 만한 캐릭터가 넓게 깔려 있습니다. 자기 캐릭터를 정해 오래 파는 사람이 많았고, 그 결과 같은 캐릭터를 십 년 넘게 쓰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지금도 이어지는 대전
이 게임은 오락실이 줄어든 뒤에도 살아남았습니다. 대회가 계속 열리고, 새로운 연구가 나오고, 처음 배우는 사람도 계속 들어옵니다. 나온 지 오래된 게임인데 아직도 현역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단순한 추억거리가 아닙니다.
처음 잡는다면 익숙한 캐릭터 셋을 골라 그냥 붙어 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뛰어드는 상대를 떨어뜨리고, 막은 뒤에 반격하고, 게이지가 차면 지르는 것. 이 세 가지만 익혀도 이 게임이 왜 그렇게 오래 사랑받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