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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 왕자

페르시아의 왕자 (Prince of Persia USA) · 1992 · Virgin Intera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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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칸 차이로 죽습니다

이 게임을 처음 하면 대개 첫 층에서 몇 번을 죽습니다. 낭떠러지 앞에서 멈추려 했는데 관성 때문에 반 발짝 더 나가 떨어지고, 뛰어넘을 수 있을 것 같아 달렸다가 반대편 턱을 못 잡습니다. 다른 액션 게임처럼 버튼을 누른 만큼 즉시 움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신 이 관성을 이해하고 나면 게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몇 걸음 물러나 도움닫기를 재고, 벽 끝에 일부러 매달렸다가 아래층으로 조용히 내려서는 식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조작 자체를 배우는 과정이 이 게임의 앞부분입니다.

페르시아 왕자 어드벤처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1992)

60분짜리 탈출

페르시아의 왕자(Prince of Persia)는 지하 감옥 맨 아래에서 시작해 위층으로 올라가는 액션 게임입니다. 제한 시간은 60분이고 죽어도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의 진짜 상대는 함정이 아니라 시계입니다.

주인공이 가진 것은 도중에 얻는 칼 한 자루뿐이고, 마주치는 경비병과는 좁은 통로에서 일대일로 붙습니다. 화려한 기술 없이 찌르기와 막기만으로 진행되는데, 상대의 리듬을 읽지 못하면 몇 초 만에 체력이 사라집니다.

페르시아 왕자 어드벤처 게임 화면 2 - 게임보이 (1992)

지형을 외우는 게임

층마다 놓인 함정은 종류가 정해져 있습니다. 밟으면 부서지는 타일, 일정 간격으로 닫히는 칼날 문, 바닥에서 솟구치는 창, 그리고 아무 표시 없는 낭떠러지입니다.

이것들은 미리 알아채기 어렵게 배치되어 있어서, 결국 한 번 죽어보고 위치를 기억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각 층에는 이후 이어서 시작할 수 있는 지점이 있어서, 익숙해질수록 앞 구간을 빠르게 통과하고 남은 시간을 뒤쪽에 쓸 수 있게 됩니다.

발판과 문의 연결

대부분의 층에는 눌러야 열리는 발판과 그것에 연결된 문이 있습니다. 문제는 문이 잠깐만 열려 있다는 점입니다. 발판을 밟고 나서 달려가 통과해야 하는데, 그 사이에 무너지는 바닥이나 칼날 문이 끼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층에서는 발판이 아예 다른 방향에 있어서, 문을 여는 경로와 통과하는 경로를 따로 짜야 합니다. 이 구조 덕분에 단순한 점프 액션이 아니라 짧은 퍼즐을 푸는 느낌이 납니다.

마지막까지 남는 긴장

후반으로 갈수록 경비병이 강해지고 함정도 겹쳐 나옵니다. 남은 시간을 확인할 때마다 마음이 급해지는데, 급하게 움직이면 어김없이 무너지는 바닥에 걸립니다.

요즘 기준으로 보면 불친절한 게임입니다. 설명도 없고 실수 한 번에 처음부터 다시 하는 구간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계속 이식되는 이유는, 사람처럼 움직이는 주인공을 조종해 아슬아슬하게 턱을 잡아채는 그 감각이 여전히 다른 게임에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