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스터 블루
포켓몬스터 블루 (Pocket Monsters Ao Japan) · 1996 · Nint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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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볼 하나를 어디에 쓸까
게임 내내 딱 하나 주어지는 마스터볼을 두고 오래 고민하게 됩니다. 무조건 잡히는 볼이지만 하나뿐이라 아무 데나 쓸 수 없습니다. 연구소 지하에 잠들어 있는 뮤츠에게 아껴 두는 사람도 있었고, 도망치는 전설의 새를 못 잡아 홧김에 써 버린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 하나짜리 아이템이 남긴 긴장감이 1세대 포켓몬을 기억하게 만드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세이브 파일 하나에 선택이 그대로 남는다는 점이 무게를 더했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포켓몬스터 블루(Pocket Monsters Ao)는 관동 지방을 여행하며 야생 포켓몬을 잡고 육성해 여덟 명의 체육관 관장을 이기고 사천왕과 챔피언까지 꺾는 롤플레잉 게임입니다. 시작할 때 이상해씨, 파이리, 꼬부기 중 하나를 받아 출발합니다.
전투는 두 마리가 마주 서서 기술 네 개 중 하나를 고르는 턴제입니다. 불·물·풀·전기·땅 같은 타입 상성이 데미지를 크게 바꾸기 때문에, 레벨이 낮아도 상성을 맞추면 이길 수 있습니다. 이 단순한 규칙이 전체 설계의 뼈대입니다.
버전 차이와 교환
같은 세대가 여러 버전으로 나뉘어 있고, 버전마다 나오지 않는 포켓몬이 있습니다. 도감을 전부 채우려면 반드시 다른 버전을 가진 사람과 통신 케이블로 교환해야 했습니다. 혼자서는 끝낼 수 없게 만들어 둔 설계가 당시로서는 낯설고도 강력했습니다.
교환은 진화 조건이기도 했습니다. 근육몬이나 팬텀처럼 교환해야만 최종 진화를 하는 종류가 있어서, 친구가 없으면 도감의 몇 칸은 영영 비어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케이블을 들고 다니며 자리를 맞대던 풍경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관동 지방을 도는 길
마사라타운에서 출발해 상록시티, 회색시티, 블루시티를 지나며 체육관 배지를 모읍니다. 배지를 얻을 때마다 비밀 기술을 쓸 수 있는 범위가 넓어져서, 파도타기를 배우면 그전까지 막혀 있던 물길이 전부 열립니다. 길이 막힌 게 아니라 아직 열쇠를 안 가진 것뿐이라는 구조가 탐험을 계속하게 만듭니다.
중간중간 로켓단이 이야기를 끌고 갑니다. 여기저기서 사건을 만들다가 본거지 옥상에서 두목과 맞붙는 대목에서 정리됩니다. 그 뒤로는 챔피언 로드를 넘어 사천왕과의 연전이 기다립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연출은 소박하고 화면은 단색에 가깝지만, 잡고 키우고 조합하는 구조 자체는 지금 봐도 탄탄합니다. 손에 익은 여섯 마리를 어떻게 짜느냐로 난이도가 크게 달라지는 것도 여전합니다.
처음 골랐던 파트너를 끝까지 데리고 다니는 사람도 있고, 도중에 잡은 포켓몬으로 팀을 갈아엎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그 여섯 마리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