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론트 미션
프론트 미션 (Front Mission Japan) · 1995 · Squ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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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물인데 이야기가 무겁습니다
거대 로봇이 나오는 게임이라고 하면 대개 통쾌한 활극을 떠올립니다. 프론트 미션은 그쪽이 아닙니다. 주인공 로이드는 연인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사건을 겪고, 군을 떠나 용병이 되어 진상을 쫓습니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것은 영웅적인 승리가 아니라 국가 간의 이해관계와 병기 개발을 둘러싼 어두운 사정입니다.
전쟁을 다루되 전쟁을 미화하지 않는 태도가 이 시리즈의 성격입니다. 동료가 죽고, 조국이 배신하고, 이겨도 남는 것이 없는 이야기를 정면으로 그립니다. 스퀘어가 파이널 판타지와 전혀 다른 결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합니다.
어떤 게임인가
프론트 미션(Front Mission)은 격자로 나뉜 전장에서 유닛을 한 칸씩 움직여 싸우는 시뮬레이션 RPG입니다. 플레이어는 반처라 불리는 인간형 병기 부대를 이끌고 임무를 수행합니다.
전투는 턴제입니다. 이동해서 사거리 안에 들어간 뒤 공격하고, 상대의 반격을 받습니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부위 개념입니다. 반처는 몸통, 머리, 양팔, 다리로 나뉘어 있고, 어느 부위를 부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다리를 부수면 못 움직이고, 팔을 부수면 그쪽 무기를 못 씁니다. 몸통을 부수면 격파입니다.
조립하는 재미
임무 사이에는 정비창에서 반처를 손봅니다. 몸통과 팔다리를 제조사별로 골라 조립하고, 무기와 보조 장비를 답니다. 무거운 부품을 달면 방어력은 오르지만 이동력이 떨어지고, 가벼운 구성은 빠르지만 쉽게 부서집니다.
무기는 사거리와 성격이 다릅니다. 근접전용 격투 무기, 중거리 머신건, 원거리 미사일과 저격총이 있고, 파일럿마다 잘 쓰는 계통이 다릅니다. 어떤 파일럿에게 어떤 기체를 맡길지 정하는 것이 전략의 절반입니다.
전투의 요령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반격 관리입니다. 공격하면 반격을 받으므로, 먼저 사거리 밖에서 미사일로 흔들고 접근하는 순서가 유리합니다. 격투 무기를 든 기체는 반격을 잘 견디는 튼튼한 부품으로 짜야 오래 삽니다.
다리를 노려 적을 묶어 두고 하나씩 정리하는 전술도 효과적입니다. 특히 수가 많은 전장에서는 전부 격파하려 들지 말고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어 두는 편이 손실이 적습니다. 파일럿은 전투를 반복하며 기술을 익히므로, 쓰던 파일럿을 계속 쓰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입니다.
지금 다시 해 볼 때
한 임무가 길고 생각할 것이 많아, 여유 있게 붙잡아야 하는 게임입니다. 대신 부품을 바꿔 가며 자기 기체를 만들어 가는 과정 자체가 재미라, 전투가 길어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시리즈는 이후 여러 편으로 이어졌고, 부위 파괴와 기체 조립이라는 골격은 계속 유지됐습니다. 그 출발점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이 1편이 정확한 지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