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게마루
해적선 히게마루 (Pirate Ship Higemaru) · 1984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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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콤의 아주 초기 게임
캡콤이라고 하면 스트리트 파이터나 록맨을 먼저 떠올리지만, 회사가 갓 아케이드 사업을 시작하던 무렵에 나온 게임이 이것입니다. 화면 하나가 배의 갑판이고, 그 위에 나무통이 놓여 있으며, 사방에서 해적이 몰려옵니다. 주인공이 할 수 있는 일은 통을 들어서 던지는 것뿐입니다.
무기라고 할 것도 없는 이 단순한 규칙이 의외로 잘 굴러갑니다. 통을 들면 움직임이 느려지고, 던진 통은 직선으로 날아가 맞은 적을 없앱니다. 빗나간 통은 그대로 갑판에 남아 다음에 다시 쓸 수 있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히게마루(Pirate Ship Higemaru)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의 고정화면 액션입니다. 플레이어는 배 위를 자유롭게 걸어 다니며 통을 주워 던지고, 화면의 해적을 모두 없애면 다음 배로 넘어갑니다. 층이나 사다리 없이 평면 하나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위아래 좌우 모두를 신경 써야 합니다.
적은 종류마다 움직임이 다릅니다. 곧장 달려드는 놈, 벽을 따라 도는 놈, 통을 피해 가는 영리한 놈이 섞여 나옵니다. 뒤로 돌아 들어오는 적을 놓치면 순식간에 둘러싸이므로, 등 뒤를 비워 두지 않는 위치 잡기가 중요합니다.
통을 쓰는 요령
통은 이 게임의 전부입니다. 갑판에 놓인 통의 개수는 정해져 있어서, 아무렇게나 던지면 나중에 던질 것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적이 일직선상에 오도록 자리를 잡고 한 번에 여러 마리를 꿰뚫는 방식이 기본입니다. 통이 부딪히면서 연쇄로 다른 통을 밀어내는 상황도 나옵니다.
통을 들고 있는 동안에는 적에게 부딪히면 안 되고, 던지는 동작에도 짧은 틈이 있습니다. 결국 언제 들고 언제 놓을지를 계속 결정하게 됩니다. 통을 든 채 도망 다니다가 구석에 몰리는 것이 이 게임의 흔한 실수입니다.
보물과 점수
갑판에는 보물 상자와 보석이 놓여 있어 주우면 점수가 됩니다. 위험한 위치에 놓인 것일수록 배점이 크기 때문에, 안전하게 판을 끝낼지 점수를 챙길지 저울질하게 됩니다. 시간을 오래 끌면 적이 늘어나거나 빨라지므로 무한정 욕심을 낼 수는 없습니다.
판이 올라갈수록 배의 구조가 복잡해지고 장애물이 늘어납니다. 통을 던질 직선 경로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후반에는 적을 유인해 특정 위치로 오게 만드는 플레이가 필요합니다.
그 뒤에 남은 것
이 게임의 주인공은 이후 캡콤의 다른 작품에 다시 얼굴을 비추고, 가정용으로 이어진 후속작도 나왔습니다. 회사의 초창기 캐릭터로 오래 기억된 셈입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한 판이 짧고 규칙이 명료해서 금방 손에 붙습니다. 1980년대 초중반 고정화면 액션이 어떤 재미로 굴러갔는지를 아주 정직하게 보여 주는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