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KSILGAME

가젯 형사 미로 대소동

가젯 형사 미로 대소동 (Inspector Gadget Gadgets Crazy Maze USA En Fr de Es It Nl) · 2001 · Ubi Soft

방향버튼ASZX보조QERT동전Shift시작Enter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만화 주인공이 미로 속으로 들어간 날

가젯 형사는 1980년대 말 텔레비전 만화로 국내 시청자에게도 익숙해진 인물입니다. 모자에서 헬리콥터 날개가 튀어나오고 팔이 길게 늘어나는, 몸 곳곳에 장치를 달고 다니는 어수룩한 형사입니다. 만화 속에서 사건을 실제로 해결하는 쪽은 조카 페니와 개 브레인이고 가젯 본인은 늘 헛짚는다는 것이 이 시리즈의 웃음 포인트였는데, 게임에서는 그 가젯이 직접 미로를 헤쳐 나가야 합니다.

원작을 알고 게임을 켜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그 장치들입니다. 상황에 맞는 장치를 꺼내 쓰는 감각이 이 게임의 중심에 있고, 그것을 미로 구조와 엮어 놓았습니다.

가젯 형사 미로 대소동 어드벤처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2001)

어떤 게임인가

가젯 형사 미로 대소동(Inspector Gadget: Gadget's Crazy Maze)은 만화 원작을 3D 액션 어드벤처로 옮긴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가젯을 조종해 넓은 구역을 돌아다니며 길을 찾고, 막힌 곳을 장치로 뚫고, 목표 지점까지 도달합니다.

기본 흐름은 단순합니다. 한 구역에 들어가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가 대략 정해져 있고, 그 사이를 가로막는 지형과 장애물, 그리고 방해하는 적들이 놓여 있습니다. 뛰어넘을 수 없는 틈이 나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고, 그 방법이 대개 가젯의 장치입니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할 때, 멀리 있는 물건을 당겨야 할 때, 각각 쓰는 장치가 다릅니다.

이야기는 원작의 구도를 그대로 가져옵니다. 악당 조직이 사건을 벌이고 가젯이 그 뒤를 쫓는 식입니다. 원작을 본 사람이라면 등장인물과 배경이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가젯 형사 미로 대소동 어드벤처 게임 화면 2 - 플레이스테이션 (2001)

장치를 언제 꺼내느냐가 전부입니다

이 게임을 처음 하는 사람이 가장 자주 막히는 곳은 전투가 아니라 길입니다. 분명 앞이 막혀 있는데 뛰어도 안 되고 밀어도 안 되는 지점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계속 시도하지 말고 지금 쓸 수 있는 장치를 하나씩 대 보는 것이 빠릅니다. 액션 게임이라기보다 퍼즐에 가까운 구간이 꽤 있어서, 해결책이 반사신경이 아니라 판단인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손이 급해지는 구간도 있습니다. 적이 붙었을 때 장치를 고르느라 멈춰 서면 그대로 맞습니다. 자주 쓰는 것 한두 개는 손에 익혀 두고, 여유가 있을 때만 나머지를 뒤지는 편이 안전합니다.

카메라도 미리 알아 두면 좋습니다. 이 시절 3D 액션 게임이 대체로 그렇듯 시점이 좁은 통로나 모서리에서 자주 어긋납니다. 발밑이 안 보이는 상태로 뛰어내리면 애매한 곳에 떨어지기 쉬우니, 뛰기 전에 카메라를 한 번 돌려 착지 지점을 확인하는 습관이 실수를 크게 줄여 줍니다.

아이들을 겨냥한 만듦새

이 게임은 처음부터 어린 이용자를 대상으로 만든 물건입니다. 목숨이 넉넉하고 죽어도 되돌아가는 거리가 짧으며, 조작이 몇 개 안 됩니다. 하드코어한 액션 게임을 기대하고 켜면 심심하게 느껴질 정도로 난도가 낮은 편입니다.

대신 원작의 분위기를 옮기는 쪽에 힘을 썼습니다. 가젯의 어수룩한 몸짓, 장치가 엉뚱하게 작동하는 연출, 만화체 그대로의 색감이 게임 전반에 깔려 있습니다. 원작 팬에게는 그 자체가 가치이고, 원작을 모르면 그냥 평범한 3D 액션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같은 시기에 나온 만화·영화 라이선스 게임들이 대개 이런 위치에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와 방학철에 맞춰 나와서,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표지에 있으면 부모가 사 주는 물건이었습니다. 완성도로 승부하기보다 캐릭터로 승부하는 자리였던 셈입니다.

국내에서는 어떻게 만났나

한국에서 이 게임은 정식 유통보다 다른 경로로 접한 사람이 많았을 것입니다.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플레이스테이션은 국내에도 널리 퍼져 있었고, 용산과 동네 게임 대여점에는 온갖 해외판 소프트가 굴러다녔습니다. 유명 대작 사이에 이런 라이선스 게임이 섞여 있으면, 아는 만화 캐릭터라는 이유만으로 손이 갔습니다.

가젯 형사 만화 자체는 국내 방송으로도 나왔기 때문에 캐릭터 인지도는 낮지 않았습니다. 다만 게임 쪽으로는 그 이름값만큼 회자되지 못했고, 지금 다시 꺼내 보면 그 시절 라이선스 게임이 어떤 수준에서 만들어졌는지를 보여 주는 표본에 가깝습니다.

짧게 즐길 거리를 찾거나, 어릴 때 텔레비전에서 보던 캐릭터를 다시 만나 보고 싶다면 한 번쯤 켜 볼 만합니다.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되니 준비할 것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