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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럭타워 2

클럭 타워 (Clock Tower) · 1996 · Hu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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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지 못하는 공포

대부분의 공포 게임은 손에 무기를 쥐여 줍니다. 총이든 쇠파이프든, 무서운 것이 나타나면 맞서 싸울 수단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아무것도 주지 않습니다. 커다란 가위를 질질 끌며 다가오는 시저맨이 화면에 등장하는 순간,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도망치는 것뿐입니다.

게다가 주인공은 잘 뛰지도 못합니다. 계속 달리면 숨이 차서 그 자리에 주저앉고, 그 사이에 가위 소리는 점점 가까워집니다. 숨을 곳을 찾아 옷장 문을 열고 들어가 숨을 죽이고 있으면, 문 밖으로 발소리가 지나갑니다. 이 무력감이야말로 이 게임이 팔던 공포의 핵심입니다.

클럭타워 2 어드벤처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1996)

마우스 커서로 조작하는 저택

클럭타워 2(Clock Tower)는 1996년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나온 공포 어드벤처입니다. 조작은 화면 위의 커서를 옮겨 조사하고 싶은 곳을 찍는 포인트 앤드 클릭 방식이고, 주인공은 커서가 찍힌 곳으로 걸어갑니다. 이 느긋한 조작 방식이 쫓기는 장면에서는 그대로 조바심으로 바뀝니다.

이야기는 전작에서 살아남은 제니퍼 심슨이 노르웨이의 저택 사건 이후 일본으로 건너와 새 삶을 시작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그러나 시저맨의 살인은 다시 시작되고, 제니퍼와 그를 돕는 여형사 헬렌 맥스웰이 사건에 얽혀 들어갑니다.

클럭타워 2 어드벤처 게임 화면 2 - 플레이스테이션 (1996)

두 주인공과 갈라지는 결말

이 작품은 제니퍼와 헬렌 중 누구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지나가는 장소와 만나는 사람이 달라집니다. 같은 시기의 같은 사건을 다른 자리에서 겪는 구성이라, 한쪽을 끝내고 나서 다른 쪽을 돌려 보면 앞서 이해되지 않던 장면의 뒷면이 채워집니다.

엔딩도 하나가 아닙니다. 중간에 무엇을 조사했는지, 어떤 인물을 살렸는지, 마지막 순간에 어떤 선택을 했는지에 따라 여러 갈래로 갈라지며, 등급이 매겨진 엔딩 목록을 채우는 것이 이 게임을 오래 붙잡게 만드는 이유였습니다.

도망치는 법을 익히는 게임

공략의 핵심은 지도를 외우는 것입니다. 시저맨이 나타났을 때 어디로 뛰면 숨을 곳이 있는지, 어느 방이 막다른 길인지 알고 있어야 살아남습니다. 침대 밑, 옷장, 커튼 뒤처럼 숨을 수 있는 자리는 정해져 있고, 급할 때는 손에 잡히는 물건을 던져 잠깐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패닉 상태에 빠지면 화면 구석의 제니퍼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그 상태에서는 도망도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안전한 곳에서 잠시 가만히 있어 진정시키는 것까지가 조작에 포함됩니다. 무기를 쓰는 요령 대신 도망치는 요령을 익히는 게임이라는 점에서, 이후의 추격형 공포 게임들이 이 작품에서 배워 간 것이 적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