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 워
게릴라 워 (Guerrilla War Us) · 1987 · S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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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체 게바라였던 게임
일본에서 이 게임이 처음 나왔을 때의 제목은 게바라였습니다. 1인 플레이어는 체 게바라, 2인 플레이어는 카스트로였고, 무대는 쿠바 혁명이었습니다. 해외로 나가면서 두 사람의 이름과 얼굴은 지워졌고, 어느 이름 없는 섬에서 독재자를 몰아내는 이름 없는 게릴라 두 명의 이야기로 바뀌었습니다. 같은 게임인데 나라마다 다른 제목과 다른 사연을 달고 돌아다닌 흔치 않은 사례입니다.
게릴라 워(Guerrilla War)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화면 위쪽을 향해 밀고 올라가는 런앤건입니다. 총을 쏘며 전진하고, 수류탄으로 벽과 진지를 부수고, 화면을 가로막는 보스를 넘어 다음 구역으로 넘어갑니다. 두 명이 동시에 붙어 서로 다른 방향을 맡으며 진격하는 맛이 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레버를 돌려 조준합니다
조작의 특징은 회전하는 조이스틱입니다. 손잡이를 돌리면 몸의 방향이 그 각도로 고정되고, 그 상태로 스틱을 밀면 조준을 유지한 채 다른 방향으로 걸어갈 수 있습니다. 위를 겨눈 채 옆으로 게걸음을 치거나, 뒤로 물러나면서 앞을 계속 쏘는 움직임이 가능해집니다.
이 조작이 익숙해지면 화면을 읽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적이 나오는 지점을 미리 겨눠 두고 몸만 안전한 쪽으로 옮기는 것이 기본이 되고, 좁은 통로에서 두 명이 서로 반대 방향을 맡아 등을 지키는 진형이 나옵니다. 회전 레버가 달린 기계가 아니면 이 감각이 그대로 살지 않아, 이식판을 먼저 접한 사람과 오락실에서 만난 사람의 기억이 갈리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수류탄과 탱크, 그리고 인질
기본 총은 화력이 약해서, 실제로 판을 여는 것은 수류탄입니다. 모래주머니로 쌓은 진지, 벽, 밀집한 적을 한 번에 정리할 수 있고 개수가 제한되어 있어 어디에 쓸지 아끼게 됩니다.
무대에는 탱크가 서 있습니다. 올라타면 화력과 방어력이 한 번에 올라가고 밟고 지나가는 것만으로 적을 정리할 수 있어서, 탱크를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가 그 구역의 난도를 결정합니다. 다만 피격이 쌓이면 터지고, 터질 때 함께 죽지 않도록 미리 내려야 합니다.
기둥에 묶여 있는 인질도 있습니다. 풀어 주면 점수가 붙지만, 총알이 스쳐 인질이 쓰러지면 오히려 손해를 봅니다. 그래서 인질이 늘어선 구간에서는 수류탄을 던지지 못하고 총구 방향을 조심스럽게 돌려 가며 지나가야 하는데, 이 잠깐의 제약이 정신없이 쏘던 흐름에 좋은 리듬을 만듭니다.

이카리에서 이어진 계보
정글과 강, 다리, 해안, 요새로 무대가 바뀌며 지형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물길에서는 이동이 제한되고, 다리에서는 좌우로 피할 공간이 없어 전진 속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구역 끝에는 화면을 채우는 고정 포대나 대형 병기가 버티고 있어 수류탄을 남겨 두는 습관이 중요해집니다.
이 게임은 같은 회사가 앞서 내놓은 이카리 계열 런앤건의 문법을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회전 조준, 탱크 탈취, 2인 동시 진격이라는 뼈대가 같고, 여기에 정치적인 소재와 인질 구출을 얹어 색을 달리했습니다. 가정용으로 옮겨지면서 원래의 인물 설정은 완전히 사라졌지만, 밀고 올라가는 손맛만큼은 그대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