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타
나스타 (Nastar World) · 1988 · Ta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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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탄이라는 이름의 유래
1987년에 나온 전작은 오락실에서 검을 든 야만인을 조종한다는 감각을 널리 퍼뜨린 작품이었습니다. 그 후속작인 이 게임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어떻게 라스탄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는지, 그리고 라스타니아라는 땅을 어떻게 구했는지가 줄거리입니다. 전작의 앞선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이름의 유래를 다루는 구조라, 검 한 자루로 몬스터를 베어 넘기는 단순한 액션에 나름의 신화적인 무게가 붙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나스타(Nastar)는 검을 든 전사를 조종해 옆으로 흐르는 화면을 나아가며 몰려드는 괴물을 베어 넘기는 액션 게임입니다. 유럽에서는 이 이름으로, 일본에서는 라스탄 사가 2라는 이름으로 나왔습니다. 조작은 단순합니다. 여덟 방향 레버로 움직이고, 공격 버튼과 점프 버튼이 하나씩 있습니다. 발판을 밟고 오르내리며 앞으로 나아가다가 구간 끝에서 보스를 상대하는, 당시 액션 게임의 정석 구조입니다.
전작에서 달라진 점이 여럿 있습니다. 음악의 질이 눈에 띄게 올라갔고, 쓸 수 있는 무기가 늘었으며, 방어 동작이 상단과 하단으로 나뉘어 들어왔습니다. 그냥 휘두르고 피하기만 하던 액션에 막는 선택지가 생긴 것인데, 이게 이 게임의 성격을 꽤 바꿔 놓습니다.
막는다는 선택지
상단 방어와 하단 방어를 따로 쓴다는 것은 상대의 공격이 어디로 오는지 읽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위에서 내려오는 공격을 아래로 막으면 그냥 맞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앞으로 계속 밀고 나가는 방식보다 상대의 동작을 한 박자 보고 반응하는 방식이 훨씬 잘 통합니다.
처음 하는 사람에게 가장 큰 벽이 여기입니다. 이 시절 액션 게임에 익숙한 손은 버튼을 계속 두들기는 쪽으로 굳어 있는데, 그렇게 하면 이 게임에서는 체력이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요령은 간단합니다. 적이 사거리에 들어와도 먼저 휘두르지 말고 한 템포 기다리는 것입니다. 적이 동작을 시작하면 그때 막거나 그 공격이 지나간 직후에 베어 넣습니다. 이 리듬 하나만 몸에 붙이면 진행 거리가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무기와 발판, 그리고 난이도가 튀는 곳
진행 중에 무기를 얻어 성능이 달라집니다. 사거리가 길어지는 것, 휘두르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 등 성격이 다르고, 어떤 무기를 들고 있느냐에 따라 같은 구간이 전혀 다르게 느껴집니다. 이 시절 게임들이 흔히 그렇듯 좋은 무기를 얻으면 갑자기 쉬워지고, 잃으면 갑자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무기를 얻은 구간은 되도록 안전하게 넘기는 것이 이득입니다.
난이도가 튀는 곳은 대체로 발판이 좁아지고 적이 동시에 나오는 구간입니다. 이런 게임에서 가장 억울한 죽음은 적에게 맞아 죽는 것이 아니라, 맞고 밀려나서 아래로 떨어지는 것입니다. 낭떠러지 근처에서는 무리해서 적을 처리하려 들지 말고, 한 걸음 물러나 넓은 발판에서 상대하는 편이 훨씬 안전합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이지만, 이 게임에서는 뒤로 물러나는 것이 종종 최선의 전진입니다.
보스전은 대체로 패턴이 있습니다. 몇 번 죽으면서 그 패턴을 외우고 나면 막상 어렵지 않은데, 문제는 보스까지 도달하는 동안 체력을 얼마나 남겼느냐입니다. 그래서 이 장르는 보스를 잘 잡는 것보다 그 앞 구간을 안 다치고 오는 것이 실력입니다.
타이토와 그 시절
타이토는 1980년대 오락실을 지탱하던 회사 중 하나입니다. 이 회사 게임들의 특징은 음악과 화면 분위기에 공을 들인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게임도 마찬가지로 음악이 전작보다 크게 좋아졌다는 평을 받았고, 오락실에서 지나가다 소리만 듣고 발길을 멈추게 만드는 것이 그 시절 기계의 중요한 경쟁력이었습니다.
1988년이면 오락실 기판이 표현할 수 있는 스프라이트 크기와 색이 눈에 띄게 늘어난 시기입니다. 이 게임의 캐릭터가 크고 동작이 묵직해 보이는 것은 그 하드웨어 여유를 캐릭터 쪽에 몰아 쓴 결과입니다. 검을 휘두르는 동작 한 번에 매수를 넉넉히 써서 무게감을 만들어 냈고, 그래서 이 게임의 손맛이 다른 액션 게임과 다르게 느껴집니다. 이 작품은 나중에 여러 가정용 기기로도 옮겨졌습니다.
한국 오락실에서
한국 오락실에서 이 계열 액션 게임은 익숙한 물건이었습니다. 검을 든 근육질 주인공이 몬스터를 베며 나아가는 화면은 그 시절 오락실 화면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었고, 동전을 계속 넣게 만드는 부류였습니다. 다만 전작에 비해 이 후속작을 봤다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이 게임은 지역마다 다른 이름으로 나왔고, 국내에서 하나로 굳어진 별칭이 자리 잡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브라우저에서 바로 켜 보면 이 시절 액션 게임의 문법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조작은 세 가지뿐인데 그 세 가지를 언제 쓰느냐로 실력이 갈리는, 요즘 게임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밀도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