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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코 뮤지엄 앙코르

남코 뮤지엄 앙코르 (Namco Museum Encore Japan) · 1997 · Na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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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하지 않은 것들을 모은 모음집

남코 뮤지엄 시리즈는 옛 오락실 게임을 되살려 내는 기획이었습니다. 앞선 권들에는 팩맨이나 갤러가처럼 누구나 아는 간판들이 들어 있었죠. 그런데 이 앙코르는 성격이 다릅니다. 이름값보다는 그동안 소개되지 못한 작품들, 일본 밖으로 잘 나가지 않았던 작품들을 골라 담았습니다.

그래서 이 한 장은 유명작 모음집이라기보다 발굴에 가깝습니다. 처음 보는 화면이 대부분이고, 규칙을 짐작하기 어려운 게임도 섞여 있습니다. 대신 그만큼 새로운 것을 만날 확률이 높습니다.

남코 뮤지엄 앙코르 기타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1997)

어떤 게임인가

남코 뮤지엄 앙코르(Namco Museum Encore)는 여러 편의 오락실 게임을 한 장에 담은 이식 모음집입니다. 박물관 형태의 화면에서 원하는 게임을 골라 들어가면, 그 게임이 오락실에서 돌아가던 모습 그대로 시작됩니다.

수록작은 장르가 제각각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슈팅, 미로를 도는 액션, 퍼즐에 가까운 것, 대전형까지 섞여 있습니다. 한 편을 오래 붙잡기보다 이것저것 골라 짧게 해 보는 방식이 이 모음집에 어울립니다.

남코 뮤지엄 앙코르 기타 게임 화면 2 - 플레이스테이션 (1997)

모음집의 구성

각 게임에는 그 시절 자료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오락실 기계의 겉모습, 홍보물, 설명서 같은 것들을 볼 수 있어서, 게임 자체보다 이 자료를 보는 재미로 붙잡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게임이 어떤 시기에 어떤 모습으로 놓여 있었는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식 자체는 원본에 충실한 편입니다. 화면 비율과 조작을 그대로 옮겨, 오락실에서 하던 감각이 크게 훼손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원래 세로로 긴 화면을 쓰던 게임은 가로 화면에 맞추느라 양옆이 비게 되는데, 이건 이 시절 이식 모음집이 공통으로 안고 있던 문제입니다.

처음 켰을 때의 요령

처음 보는 게임이 많으니, 무작정 시작하기보다 먼저 설명을 훑어보는 것을 권합니다. 옛 오락실 게임은 목표를 화면에서 설명해 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른 채 몇 판을 날리기 쉽습니다.

그리고 이 시절 게임들은 대체로 목숨이 적고 죽으면 곧바로 끝입니다. 처음 몇 판은 점수를 잊고 규칙을 파악하는 데 쓰는 것이 좋습니다. 대개 두세 판만 돌려 보면 무엇이 위험하고 무엇을 노려야 하는지가 보입니다. 짧은 판이 반복되는 구조라, 이해하고 나면 진도가 빨리 나갑니다.

옛 오락실 게임의 매력

이 모음집에 담긴 게임들은 대부분 한 판이 몇 분 안에 끝납니다. 이야기도 없고, 목표도 단순합니다. 점수를 올리거나,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단순함 때문에 계속 다시 하게 됩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그림도 소리도 소박합니다. 하지만 규칙 하나가 얼마나 잘 짜였는지에 모든 것을 걸었던 시기의 물건들이라, 한 판을 시작하면 손이 계속 움직입니다. 요즘 게임에서는 잘 안 느껴지는 종류의 밀도입니다.

수록작 중에는 세로 화면을 쓰는 슈팅이 여럿 있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적을 피하며 쏘는 형태인데, 지금의 탄막 슈팅과 달리 적이 성기게 나오는 대신 한 방 한 방이 치명적입니다. 자리를 잘 잡고 기다리는 방식이 통합니다.

미로형 액션도 눈에 띕니다. 팩맨의 뒤를 이은 계열인데, 각각 다른 규칙을 하나씩 얹어 성격을 바꿔 놓았습니다. 길을 막거나, 아이템을 옮기거나, 적을 유인해야 하는 식입니다. 짧은 판 안에 규칙 하나를 얼마나 재미있게 굴릴 수 있는지를 경쟁하던 시기의 결과물들입니다.

누구에게 권할 만한가

옛 오락실 게임을 좋아하지만 유명작은 이미 다 해 봤다는 사람에게 특히 잘 맞습니다. 이 모음집의 존재 이유가 정확히 그 지점에 있습니다. 반대로 고전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라면 널리 알려진 작품이 들어 있는 다른 권부터 시작하는 편이 부드럽습니다.

여러 게임이 한 곳에 모여 있다는 점 자체가 이 물건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하나가 안 맞으면 곧바로 다른 것을 켜면 되니, 부담 없이 이것저것 눌러 보다가 뜻밖에 마음에 드는 게임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발견의 순간이 이런 모음집을 켜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