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코 뮤지엄 5
남코 뮤지엄 Vol. 5 (Namco Museum Vol 5) · 1996 · Na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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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권까지 온 모음집
한 회사가 자사의 옛 게임으로 다섯 권짜리 모음집을 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입니다. 그만큼 80년대에 많이, 그리고 다양하게 만들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이 5권에 담긴 게임들은 이름값으로는 팩맨이나 갤러그에 못 미치지만, 각각이 나름의 개성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이 권에는 "규칙은 단순한데 하다 보면 계속 붙잡게 되는" 종류의 게임이 여럿 들어 있습니다. 한 판이 짧고 실패가 명확해서, 처음 켰을 때 예상보다 오래 앉아 있게 됩니다.
어떤 게임인가
남코 뮤지엄 5(Namco Museum Vol. 5)는 남코의 오락실 게임 여러 편을 담은 모음집의 다섯 번째 권입니다. 다른 권들과 마찬가지로 가상의 박물관을 돌아다니며 전시실에서 게임을 고르고, 벽에 걸린 자료로 그 게임의 배경을 볼 수 있습니다.
수록작은 달리기 액션, 던전 탐색 액션, 슈팅 등 서로 다른 장르가 섞여 있습니다. 어느 것이든 조작은 방향키와 버튼 한둘로 끝나고, 규칙을 이해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계속하기가 자유롭다는 점이 이식판의 가장 큰 이점입니다. 오락실에서는 뒤쪽 스테이지를 구경하기 어려웠던 게임들도 여기서는 끝까지 밀어 볼 수 있습니다.
달리기만 하는 게임
이 권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 중 하나가 계속 달리는 게임입니다. 주인공은 자동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플레이어가 하는 일은 길에 놓인 장애물을 뛰어넘거나 피하는 것뿐입니다. 미끄러운 판, 튀어 오르는 통, 갑자기 나타나는 벽 같은 것들이 일정한 순서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제한 시간이 걸려 있어서 최대한 속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장애물에 부딪히면 넘어져 시간을 크게 잃고, 그것이 그대로 실패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실질적으로 코스를 외우는 게임입니다. 몇 번 달려 보며 배치를 기억하고, 어디서 뛰고 어디서 피할지 몸에 새기는 식입니다.
단순한 규칙인데 몰입도가 높습니다. 실패했을 때 이유가 명확해서 억울하지 않고, 다음번에는 그 지점만 통과하면 된다는 게 눈에 보이기 때문입니다.
던전을 도는 액션
검을 든 주인공이 던전을 돌며 용을 잡으러 가는 액션 게임도 들어 있습니다. 옆에서 보는 화면에서 적을 베고 나아가는데, 특이하게 던전에 들어가기 전에 어느 방으로 갈지 경로를 직접 고릅니다. 어떤 길은 짧고 위험하며, 어떤 길은 돌아가지만 안전합니다.
또 하나 특징이 체력과 별도로 존재하는 힘 개념입니다. 공격할 때마다 소모되고, 이게 바닥나면 제대로 싸울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아무 적이나 다 베고 다니면 정작 중요한 순간에 무력해집니다. 피할 적은 피하고 꼭 잡아야 할 적만 상대하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이런 요소들 때문에 단순한 액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원 관리 게임에 가깝습니다.
박물관을 돌아보는 구조
이 시리즈의 특징인 가상 박물관은 5권에서도 그대로입니다. 전시실을 하나씩 돌며 게임을 고르고, 벽에 걸린 기기 그림과 홍보물을 구경합니다. 게임 목록을 그냥 나열했으면 훨씬 편했겠지만, 이 구조 덕분에 각 게임이 어떤 시절의 물건이었는지가 함께 전해집니다.
처음 켰다면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건물을 한 바퀴 돌아보기를 권합니다. 이름만 봐서는 무슨 게임인지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은데, 걸린 자료를 보면 대략 어떤 게임인지 감이 잡힙니다.
지금 꺼내 볼 만한 이유
여기 담긴 게임들은 대부분 국내에서 크게 유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모음집은 옛 기억을 확인하는 자리라기보다, 몰랐던 것을 새로 발견하는 자리에 가깝습니다.
한 편을 켜서 다섯 판쯤 해 보고, 손에 붙지 않으면 다음 것으로 넘어가는 식으로 훑어보기를 권합니다. 그러다 보면 유난히 계속하게 되는 게임이 하나쯤 걸립니다. 이 시기 게임들은 규칙이 단순한 대신 잘하려면 반복이 필요해서, 한 번 붙잡히면 꽤 오래갑니다.
그림과 소리는 확실히 옛것이지만, 조작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이라 답답함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요즘 게임보다 시작해서 첫 판을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서, 잠깐 시간이 났을 때 켜기에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