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나가의 야망 전국판
노부나가의 야망 전국판 (Nobunaga no Yabou Zenkokuhan) · 1986 · Ko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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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역으로 넓어진 판
노부나가의 야망 첫 작품은 무대가 일본의 일부 지역에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전국판에 와서 무대가 일본 전역으로 확장되면서, 이 시리즈가 정말로 천하 통일을 다루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지도를 펼쳤을 때 눈에 들어오는 세력의 수부터가 달라졌습니다.
다이묘를 골라 시작한 뒤 지도 한쪽 구석에서 조금씩 세력을 넓혀 나가는데, 초반에는 옆 나라 하나 먹는 것도 벅찹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하는 시점이 오는데, 그 전환점을 만들어 내는 게 이 게임의 목표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노부나가의 야망 전국판(Nobunaga no Yabou: Zenkokuban)은 일본 전국시대의 다이묘 한 명을 골라 영지를 경영하고 주변 세력을 정복해 통일을 노리는 역사 시뮬레이션입니다. 한 턴 동안 각 영지에 명령을 내리고, 턴이 넘어가면 그 결과와 다른 세력의 행동이 처리됩니다.
명령의 종류는 크게 내정과 외교, 군사로 나뉩니다. 농지를 개간하고 치수를 하고 상업을 키우는 것이 내정이고, 다른 세력과 동맹을 맺거나 선물을 보내는 것이 외교이며, 병력을 모아 이웃 영지로 진군하는 것이 군사입니다.
숫자로 하는 전쟁
전투는 화려한 연출 없이 수치 계산으로 진행됩니다. 동원한 병력, 무장의 능력, 군량 보유량, 지형이 계산에 들어가고 결과가 나옵니다. 그래서 싸움을 걸기 전에 이길 수 있는지를 미리 계산하는 게 이 게임의 실질적인 전투입니다.
특히 군량이 결정적입니다. 병력만 많고 군량이 없으면 전선이 유지되지 않고 굶어서 무너집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 전쟁을 끝내야 하고, 못 끝낼 것 같으면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게 낫습니다. 이런 현실적인 제약이 무작정 침공하는 걸 막아 줍니다.
내정에 쏟는 시간
실제로 이 게임을 하다 보면 전쟁보다 내정에 훨씬 많은 턴을 씁니다. 개간과 치수는 효과가 나오기까지 여러 턴이 걸리고, 그 사이에 세금을 얼마나 매길지도 계속 조정해야 합니다.
세금을 무겁게 하면 곳간은 채워지지만 민심이 떨어져 반란이 납니다. 반란이 나면 그 영지를 되찾느라 오히려 손해가 크기 때문에, 백성을 얼마나 쥐어짤지가 늘 고민입니다. 이 균형 감각이 익숙해지면 그때부터 세력이 안정적으로 커지기 시작합니다.
MSX로 즐기던 전략
MSX 시절 이런 본격 전략 게임을 집에서 할 수 있다는 건 상당한 일이었습니다. 화면은 단순한 지도와 숫자뿐이지만, 그 숫자들이 만들어 내는 상황이 워낙 복잡해서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한 판이 길기 때문에 저장하고 다음 날 이어서 하는 게 기본이었고, 그렇게 며칠에 걸쳐 하나의 통일 과정을 완성했습니다. 화려한 그림이 하나도 없는데도 머릿속에서는 전국시대가 생생하게 굴러갔다는 점에서, 이 시리즈가 왜 오래 사랑받았는지를 잘 보여 주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