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피구왕
달려라 피구왕 (Dallyeora Pigu Wang Korea Unl) · 1992 · Daou Infos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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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방에서 오던 그 피구
1990년대 초, 한국 아이들에게 피구는 그냥 체육 시간 종목이 아니었습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통해 필살 슛이라는 개념이 들어왔고, 공을 던지면 불이 붙는다는 상상이 당연한 것이 되었습니다. 운동장에서 공을 던지며 기술 이름을 외치던 세대가 있었습니다.
이 게임은 그 분위기 위에 서 있습니다. 국내에서 만들어져 8비트 가정용 기기로 나왔고, 화면 안에서 실제로 공에 힘을 실어 던지는 장면을 볼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당시 국산 게임 자체가 흔치 않았기에 이런 작품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억에 남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달려라 피구왕(Dallyeora Pigu Wang)은 두 팀이 코트를 나눠 서서 공을 던지고 피하는 피구 경기를 다룬 스포츠 게임입니다. 선수를 조작해 공을 잡고, 상대 팀 선수를 맞혀 하나씩 아웃시키며 승부를 가립니다.
기본은 실제 피구와 같습니다. 공에 맞으면 아웃되어 외야로 나가고, 날아오는 공을 정확히 받아 내면 아웃되지 않고 공격권을 가져옵니다. 상대 팀 인원을 모두 아웃시키거나 정해진 시간 안에 더 많이 남기면 이깁니다.
필살 슛
이 게임의 핵심은 그냥 던지는 공과 힘을 모아 던지는 공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조건이 갖춰졌을 때 던지는 강한 슛은 받아 내기가 훨씬 어렵고, 잘못 받으려다가는 그대로 튕겨 나가며 아웃됩니다.
그래서 경기는 자연스럽게 눈치 싸움이 됩니다. 평범한 공을 던져 상대가 받으러 나오게 만든 다음, 자리가 흐트러졌을 때 강한 공을 꽂는 식입니다. 반대로 수비할 때는 강한 공이 올 것 같으면 받으려 하지 말고 피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코트 안팎의 움직임
피구는 안쪽 선수와 바깥쪽 선수가 함께 움직이는 경기입니다. 이 게임도 그 구조를 살려서, 아웃되어 밖으로 나간 선수가 바깥에서 공을 받아 안쪽으로 던져 주는 협력이 가능합니다. 앞뒤로 공을 돌리며 상대를 흔들다가 빈틈에 꽂는 것이 정석적인 공격입니다.
선수를 옮겨 가며 조작하는 감각을 익히는 것이 초반의 관문입니다. 공이 어디로 갈지 예측하고 미리 자리를 잡아 두면 훨씬 편해집니다.
국산 8비트 게임이라는 자리
당시 국내에서는 해외 기기를 들여와 이름을 바꿔 팔던 시절이었고, 그 위에서 돌아갈 게임도 국내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이 작품은 그런 흐름 속에서 나온 결과물입니다. 해외 대작과 나란히 놓기에는 규모가 작지만, 우리 정서에 맞는 소재를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자리가 분명합니다.
지금 해 보면 조작이 투박하고 화면도 소박합니다. 그래도 공을 힘껏 던져 상대를 맞히는 순간의 쾌감은 그대로여서, 그 시절 운동장의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금방 빠져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