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앤 드래곤
던전 앤 드래곤 타워 오브 둠 (Dungeons Dragons Tower of Doom 940412 Euro) · 1993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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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에 롤플레잉을 들여온 시도
동전을 넣고 앞으로 걸어가며 적을 때려눕히는 게임은 그전에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시작하자마자 직업을 고르라고 하고, 마법에는 사용 횟수가 있으며, 화면 아래에 아이템 창이 달려 있습니다. 오락실 액션에 탁상 롤플레잉의 문법을 그대로 얹은 첫 시도였습니다.
던전 앤 드래곤(Dungeons & Dragons: Tower of Doom)은 캡콤이 만든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같은 이름의 규칙과 미스타라 세계관을 빌려 와, 넷이 함께 던전을 헤치고 마지막 탑까지 올라가는 구성을 만들었습니다. 뒤에 나온 속편과 묶어 시리즈로 불리며, 이쪽이 먼저 나온 1편입니다.

네 명의 모험가
고를 수 있는 직업은 파이터와 클레릭, 엘프와 드워프입니다. 파이터는 공격력과 균형이 좋고 다루기 쉬우며, 드워프는 키가 작아 맞는 판정이 작고 맷집이 좋습니다. 클레릭은 회복 주문을 쓰고 언데드에게 강해서 특정 구간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엘프는 검을 휘두르면서 공격 주문도 쓰는 만능형이지만 체력이 약합니다. 넷이 같이 할 때는 직업을 겹치지 않게 고르는 편이 훨씬 편한데, 회복을 맡을 사람이 없으면 뒤로 갈수록 버티기가 어려워집니다.

마법과 소모품
주문은 무한정 쓸 수 없습니다. 종류마다 남은 횟수가 정해져 있어서, 잡졸에게 낭비하면 정작 보스 앞에서 꺼낼 것이 없어집니다. 화면을 뒤덮는 공격 주문 하나를 어디에 쓰느냐가 그 판의 성패를 가르는 경우가 흔합니다.
아이템 창에는 물약과 두루마리, 반지 같은 것들이 쌓입니다. 위험한 순간에 꺼내 쓰기 위한 장치인데, 창을 여는 동안에도 적은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미리 정리해 두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무기와 방어구는 주워서 바로 갈아 끼울 수 있고, 좋은 것을 얻으면 체감이 확실히 달라집니다.

길과 마지막 상대
스테이지 사이에는 어디로 갈지 고르는 지도가 나옵니다. 어느 쪽을 고르느냐에 따라 지나가는 무대와 마주치는 적이 달라져서, 한 번의 플레이로 전부 볼 수는 없습니다. 이 구조 덕분에 같은 게임을 여러 번 하게 됩니다.
여정의 끝에는 이름이 붙은 강적이 기다립니다. 잡졸을 끝없이 불러내며 압박하는 상대라 회복 수단과 주문을 남겨 두고 들어가야 하고, 넷이 함께라면 누가 언제 나설지 미리 정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넷이 동시에 붙어 서로 아이템을 나누며 넘기던 그 감각이 이 게임의 진짜 재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