둠 플레이스테이션
둠 (Doom) · 1995 · GT Intera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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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이 장르 이름이 되었다
한동안 1인칭 시점의 총 쏘는 게임들은 둠 클론이라고 불렸습니다. 장르 이름이 따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이 작품이 만들어 놓은 틀이 압도적이었습니다. 화면 아래 총구가 보이고, 열쇠를 찾아 문을 열고, 비밀 통로를 뒤지고, 몰려오는 것들을 쏘아 넘기는 방식이 여기서 다 나왔습니다.
당시 컴퓨터에서 이 게임이 돌아가는 것을 처음 본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같았습니다. 화면이 이렇게 빠르게 움직인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었습니다. 벽이 다가오고 복도가 휘어지고 뒤를 돌면 방금 지나온 곳이 그대로 있다는 감각은, 그전까지의 게임에서는 없던 것이었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둠(Doom)은 1인칭 시점에서 총을 쏘며 기지 안을 돌파해 나가는 슈팅 게임입니다. 화성의 시설에서 문이 열려 지옥의 것들이 쏟아져 나왔고, 살아남은 해병 한 명이 그것들을 뚫고 나가야 합니다. 이야기는 그게 전부이고, 나머지는 전부 화면 안에서 벌어집니다.
한 스테이지의 목표는 출구를 찾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문이 잠겨 있어서, 색깔이 맞는 열쇠 카드를 찾아 돌아와야 합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앞으로만 나아가는 게임이 아니라, 미로 같은 구조를 파악하고 왔던 길을 되짚는 게임입니다.
무기와 적
무기는 하나씩 늘어납니다. 권총으로 시작해 산탄총, 기관총, 로켓 발사기, 그리고 전기를 뿜는 무기와 톱까지 손에 들어옵니다. 각각 쓸 자리가 다릅니다. 산탄총은 가까운 거리에서, 기관총은 멀리서 견제할 때, 로켓은 덩치 큰 상대에게 씁니다. 좁은 복도에서 로켓을 쏘면 폭발에 나도 휘말리므로 상황을 봐야 합니다.
적도 성격이 뚜렷합니다. 총을 쏘는 부류, 달려들어 물어뜯는 부류, 불덩이를 던지는 부류, 그리고 한참 뒤에 나오는 크고 단단한 것들이 있습니다. 어느 적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 알아 두면 문을 열기 전에 안에 무엇이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소리는 정보입니다.
처음 하면 막히는 지점
가장 흔한 사고는 문을 열자마자 앞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안에 있는 것들이 한꺼번에 달려들면 순식간에 체력이 사라집니다. 문을 열고 바로 뒤로 물러나 좁은 통로에서 하나씩 상대하는 것이 기본 요령입니다.
두 번째는 계속 움직이지 않는 것입니다. 이 게임의 적이 쏘는 것 중 상당수는 날아오는 속도가 느려서, 옆으로 계속 이동하면 대부분 피할 수 있습니다. 제자리에 서서 쏘는 습관이 있으면 아무리 잘 맞혀도 체력이 계속 깎입니다.
세 번째는 탐색을 건너뛰는 것입니다. 벽처럼 보이는 곳이 열리는 경우가 많고, 그 안에 무기와 회복 아이템이 들어 있습니다. 이걸 찾지 않으면 뒤로 갈수록 손이 비어 어려워집니다. 벽이 다른 색이거나 무늬가 어긋난 곳은 한 번씩 밀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난이도를 고르는 게임
시작할 때 난이도를 고르게 되어 있는데, 이 선택이 체감을 크게 바꿉니다. 낮은 쪽을 고르면 적의 수와 공격력이 줄어들어 구조를 익히기 좋고, 높은 쪽을 고르면 같은 방에 적이 몇 배로 들어차서 탄약과 체력을 아끼는 계산이 필수가 됩니다.
처음이라면 낮은 난이도로 지형을 익힌 다음 올리는 순서를 권할 만합니다. 이 게임의 어려움은 반사 신경보다 지형과 배치를 아느냐에서 오기 때문에, 한 번 지나온 스테이지는 훨씬 수월해집니다.
가정용으로 옮겨진 둠
이 게임은 원래 컴퓨터에서 시작했고, 이후 거의 모든 기계로 옮겨졌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판은 그 이식판들 가운데 평가가 좋은 축에 듭니다. 무대 구성을 이 기계에 맞게 다시 정리했고, 조명과 색을 손봐 원작보다 더 어둡고 축축한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음악도 곡조 있는 것 대신 낮게 깔리는 소리로 바꿔서, 공포에 가까운 인상이 됩니다.
국내에서도 둠은 이 장르를 알린 첫 이름이었습니다. 컴퓨터가 있는 집이면 어디선가 이 게임이 돌아갔고, 학교에서 비밀 통로 위치를 서로 알려 주던 기억이 있는 세대가 있습니다. 지금 다시 해도 문을 열기 직전의 긴장감은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