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KSILGAME

드래곤볼 3 오공전

드래곤볼 3 오공전 (Dragon Ball 3 Gokuu Den Japan) · 1989 · Bandai

방향버튼ASZX보조QERT동전Shift시작Enter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카드를 뒤집어 싸우는 드래곤볼

드래곤볼 게임이라고 하면 보통 주먹을 주고받는 격투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8비트 시절 반다이가 낸 이 시리즈는 완전히 다른 방식을 택했습니다. 전투가 시작되면 화면에 카드가 깔리고, 그중 한 장을 골라 뒤집습니다. 카드에 적힌 숫자만큼 말이 움직이고, 그려진 문자에 따라 어떤 공격이 나가는지가 정해집니다.

처음 보면 낯설지만 익숙해지면 나름의 긴장감이 있습니다. 좋은 카드가 나오길 바라며 손을 대는 그 순간이 이 게임의 승부처입니다. 액션으로 만들기 어려웠던 시절, 원작의 싸움을 다른 방식으로 옮겨 보려던 시도의 결과물입니다.

드래곤볼 3 오공전 RPG 게임 화면 1 - 패미컴 (1989)

어떤 게임인가

드래곤볼 3 오공전(Dragon Ball 3: Gokuu Den)은 손오공의 여정을 따라가는 롤플레잉 게임입니다. 지도 위를 이동하며 이야기를 진행하고, 적과 마주치면 카드 전투로 승부를 가립니다. 원작 초반부터 피콜로 대마왕 편에 이르는 내용을 다룹니다.

카드에는 숫자와 문자가 함께 적혀 있습니다. 숫자는 이동 거리와 공격 횟수에 관여하고, 문자는 어떤 종류의 기술이 나가는지를 정합니다. 손에 든 카드를 어떤 순서로 쓸지 정하는 데서 전략이 생깁니다.

드래곤볼 3 오공전 RPG 게임 화면 2 - 패미컴 (1989)

성장과 전투

싸움에서 이기면 경험이 쌓이고 능력치가 올라갑니다. 체력과 기력이 늘고 새로운 기술을 쓸 수 있게 되면서, 앞에서 고전하던 적을 수월하게 상대하게 됩니다. RPG의 기본 골격이 그대로 들어가 있습니다.

기력을 소모해 쓰는 강한 기술들이 있고, 이걸 언제 쓸지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잡몹에게 다 써 버리면 정작 중요한 싸움에서 평범한 공격만 하게 됩니다. 카드 운에 기대는 부분이 있지만, 기력 관리는 온전히 플레이어 몫입니다.

원작을 따라가는 이야기

이 작품은 원작 만화의 흐름을 성실하게 따라갑니다. 손오공이 만나는 인물들이 순서대로 등장하고, 천하제일무도회 같은 굵직한 장면도 들어 있습니다. 만화를 읽은 사람이라면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면서도 재미있게 따라가게 됩니다.

원작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진입이 쉽지 않은 편입니다. 인물 소개가 충분하지 않고 이야기가 빠르게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 캐릭터 게임들이 대개 그랬듯, 원작을 아는 사람을 전제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시리즈 안에서의 자리

이 카드 전투 방식은 이 시리즈의 여러 작품에 이어졌고, 후속작들에서 점점 다듬어졌습니다. 이 작품은 그 계보의 중간에 있으면서, 원작 전반부를 하나의 RPG로 정리해 낸 판입니다.

일본에서는 상당히 인기가 있었고, 한국에도 복제 카트리지 형태로 들어와 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본어를 모른 채로 카드만 뒤집으며 진행하던 기억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