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 Z 3 (패미컴)
드래곤볼 Z III 열전 인조인간 (Dragon Ball Z Iii Ressen Jinzou Ningen Japan) · 1992 · Band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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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로 싸우는 드래곤볼
드래곤볼 게임이라면 버튼을 연타해 기를 모으는 격투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계열은 전혀 다릅니다. 전투가 시작되면 손에 카드가 들어오고, 그 카드에 적힌 숫자와 문자로 이동 거리와 공격력이 정해집니다. 무엇을 낼지 고르는 순간이 곧 싸움입니다.
좋은 카드를 아껴 두었다가 결정적일 때 내야 하고, 상대가 어떤 카드를 냈는지 보고 대응해야 합니다. 화면에서는 원작의 기술 연출이 화려하게 터지지만, 실제로 하는 일은 침착하게 수를 읽는 카드 대결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드래곤볼 Z 3(Dragon Ball Z III: Ressen Jinzou Ningen)는 카드 배틀 방식으로 전투를 진행하는 RPG입니다. 패미컴으로 나온 드래곤볼 Z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고, 제목이 가리키듯 인조인간이 등장하는 시기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지도 위를 이동하며 이야기를 따라가고, 적을 만나면 카드 전투로 넘어갑니다. 캐릭터마다 능력치와 쓸 수 있는 기술이 다르고, 싸움을 거치며 성장합니다. 원작의 전개를 따라가되 게임 나름의 구성으로 재배치되어 있습니다.
인조인간과 셀
이 작품이 다루는 구간은 원작에서도 손꼽히게 인기가 높은 대목입니다. 미래에서 온 인물의 경고, 차례로 나타나는 인조인간들, 그리고 그 뒤에 나타나는 더 큰 위협까지 이어지는 흐름이 게임 안에 담겨 있습니다.
8비트 화면으로 이 장면들을 표현하기 위해 큼직한 인물 그림과 기술 연출을 공들여 넣었습니다. 카드를 내면 화면이 전환되며 기술이 터지는데, 당시 기기의 한계 안에서 원작의 인상을 살리려 한 노력이 보입니다.
카드 전투의 요령
카드에는 숫자와 캐릭터 표시가 함께 있어서, 자기 캐릭터와 맞는 카드를 냈을 때 위력이 커집니다. 아무 카드나 내면 이동만 하고 끝나는 경우가 생기므로, 손에 든 패를 보고 이번 차례에 붙을지 물러설지 정해야 합니다.
강한 기술은 조건이 붙어 있어서 아무 때나 쓸 수 없습니다. 상대 체력이 얼마 남았는지, 내 카드가 언제 다시 채워지는지를 계산하며 결정타를 넣을 차례를 만드는 것이 이 게임의 재미입니다.
그 시절 원작 게임의 방식
이 카드 전투 방식은 이 시리즈의 상징이 되어 여러 편에 걸쳐 이어졌습니다. 격투 게임으로 만들기에는 기기 성능이 부족하던 시절, 원작의 박진감을 다른 방식으로 옮겨 보려 한 해답이었습니다.
지금 해 보면 느긋하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몇 번 싸우다 보면 카드를 고르는 긴장이 붙고, 원작의 유명한 장면을 이런 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드래곤볼을 좋아한다면 시대의 기록으로도 볼 만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