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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그릿사 2

랑그릿사 2 (Langrisser Ii Japan) · 1994 · N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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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하나에 부대가 딸려 옵니다

이 게임의 지도 위에서 움직이는 것은 개별 병사가 아니라 지휘관과 그가 이끄는 부대입니다. 기사 하나를 움직이면 그 주위에 창병 여럿이 함께 따라붙고, 적과 부딪히면 부대끼리 맞붙습니다. 지휘관이 쓰러지면 남은 병사들은 힘을 잃습니다.

덕분에 화면이 전투처럼 보입니다. 말 탄 장수가 앞장서고 궁병이 뒤에서 지원하는 그림이 그대로 만들어지고, 한 수 한 수가 부대 배치가 됩니다. 시뮬레이션 RPG라는 장르에서 랑그릿사가 자기 자리를 잡은 이유가 바로 이 구조입니다.

랑그릿사 2 RPG 게임 화면 1 - 메가 드라이브 (1994)

지휘관과 용병으로 싸우는 시뮬레이션 RPG입니다

랑그릿사 2(Langrisser II)는 칸으로 나뉜 지도 위에서 자기 부대를 이동시키고 적과 교전하는 턴제 시뮬레이션 RPG입니다. 지휘관마다 고용할 수 있는 병종이 정해져 있어서, 전투 전에 어떤 병사를 몇 부대 사서 데려갈지 정하는 준비 단계가 있습니다.

병종에는 창병, 보병, 궁병, 기병, 비행 부대 같은 것들이 있고 서로 물고 물리는 상성이 있습니다. 창병은 기병에게 강하고, 기병은 궁병을 짓밟고, 궁병은 비행 부대를 떨어뜨립니다. 이 상성이 아주 뚜렷하게 작동해서, 상성을 무시한 공격은 거의 통하지 않습니다.

지휘관은 전투를 거듭하며 성장하고, 일정 수준에 이르면 상위 직업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어떤 길을 택하느냐에 따라 고용 가능한 병종과 능력이 갈리므로, 이 선택이 부대 운용 전체를 바꿉니다.

랑그릿사 2 RPG 게임 화면 2 - 메가 드라이브 (1994)

지휘관 주변을 지키는 게 기본입니다

지휘관 곁에 붙어 있는 용병은 능력이 올라갑니다. 반대로 지휘관에게서 멀어지면 약해집니다. 그래서 병사들을 앞으로 마구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지휘관을 중심으로 뭉쳐 다니는 운용이 정석입니다.

전투의 흐름은 대개 이렇습니다. 값싼 병사를 앞에 세워 적의 공격을 받아 내고, 그 사이 지휘관과 원거리 부대가 상성이 좋은 상대를 골라 칩니다. 병사는 잃어도 다음 전투에서 다시 고용하면 되지만 지휘관은 쓰러지면 큰 손해이므로, 지휘관을 최전선에 내미는 것은 마지막 마무리 때뿐입니다.

마법을 쓰는 지휘관은 성격이 다릅니다. 광역 마법 한 번으로 몰려 있는 적 부대를 통째로 정리할 수 있어서, 적이 뭉쳐 있는 순간을 기다렸다가 터뜨리는 운용이 강력합니다. 반대로 맷집이 약하니 반드시 뒤에 둡니다.

이야기가 갈라집니다

랑그릿사 2에는 여러 갈래의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특정 시점에서 어느 쪽 편에 서느냐에 따라 이후 전개와 동료가 달라지고, 결말도 바뀝니다. 같은 게임을 다시 시작해도 전혀 다른 진행을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구조 덕분에 한 번 끝내고 나서도 다시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무난한 길로 갔다가, 두 번째에는 다른 선택을 해 보며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일을 확인하는 식입니다. 시뮬레이션 RPG에서 이만큼 분기를 크게 잡은 예가 당시에는 드물었습니다.

캐릭터 그림과 대사 연출도 이 시리즈의 인기 요인이었습니다. 전투 사이사이에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가 이어지면서, 단순한 전술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느낌을 줍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조심할 것

가장 흔한 실패는 병사를 아끼는 것입니다. 돈이 아까워 용병을 적게 사면 지휘관이 직접 두들겨 맞게 되고, 결국 더 큰 손해를 봅니다. 병사는 소모품이라 생각하고 매 전투마다 가득 채워 나가는 편이 좋습니다.

두 번째는 진격 속도입니다. 지도 반대편까지 서둘러 달려가면 대열이 흩어져 각개격파를 당합니다. 적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유리한 지형에서 맞붙는 편이 훨씬 안전합니다. 숲과 언덕에 자리를 잡아 두면 같은 부대라도 훨씬 오래 버팁니다.

한 전투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서 진득하게 앉아야 하는 게임입니다. 그만큼 한 판을 이겼을 때 남는 것이 확실하고, 부대가 조금씩 강해지는 과정이 계속 다음 전투로 이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