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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우런 (메가드라이브)

섀도우런 (Shadowrun USA) · 1994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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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가 해킹을 하는 세계

이 게임의 배경은 설명만 들어도 독특합니다. 가까운 미래의 도시인데, 거대 기업이 세상을 지배하고 사람들은 몸에 기계 부품을 심습니다. 여기까지는 흔한 사이버펑크입니다. 그런데 같은 세계에 엘프와 드워프가 살고, 마법사가 주문을 외웁니다. 총과 마법이 같은 골목에서 쓰이는 세계입니다.

주인공은 그 도시에서 청부 일을 받아 사는 사람입니다. 기업이나 조직이 맡기는 일을 처리하고 돈을 받아 장비를 사고 능력을 키웁니다. 정식 경찰도 군인도 아닌, 그림자 속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는 설정이 게임 전체의 분위기를 결정합니다.

섀도우런 (메가드라이브) RPG 게임 화면 1 - 메가 드라이브 (1994)

어떤 게임인가

섀도우런(Shadowrun)은 같은 이름의 테이블 롤플레잉 게임을 소재로 삼은 RPG입니다. 위에서 비스듬히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도시를 돌아다니며 사람을 만나고, 일을 받고, 총격전을 벌입니다.

전투는 턴을 나눠 기다리는 방식이 아니라 실시간에 가깝게 흘러갑니다. 조준하고 쏘되, 명중 여부는 캐릭터의 능력치가 크게 좌우합니다. 사격 솜씨가 낮으면 눈앞의 적에게도 빗나가기 때문에, 초반에는 정면 승부를 피하고 능력을 올리는 게 우선입니다.

섀도우런 (메가드라이브) RPG 게임 화면 2 - 메가 드라이브 (1994)

정보를 사고파는 도시

이 게임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사실 대화입니다. 술집과 골목에서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 단어를 얻고, 그 단어를 다시 다른 사람에게 물어 새 정보를 캐냅니다. 이야기가 저절로 진행되지 않고, 무엇을 물을지 스스로 정해야 합니다.

일감도 이런 식으로 얻습니다. 중개인에게 연락해 일을 받고, 필요하면 동료를 고용합니다. 고용한 동료는 돈을 받고 함께 싸워 주는데, 각자 잘하는 것이 달라서 임무 성격에 맞춰 골라야 합니다. 총잡이가 필요한 일과 마법이 필요한 일이 따로 있습니다.

성장의 세 갈래

캐릭터를 키우는 방향은 크게 셋으로 나뉩니다. 총과 근접 무기를 쓰는 전투형, 주문과 정령을 다루는 마법형, 그리고 전자망에 접속해 자료를 빼내는 기술형입니다.

특히 전자망 잠입이 독특합니다. 현실의 건물에 들어가는 대신, 접속해서 가상 공간 안의 방어 프로그램을 상대합니다. 여기서 잘못 걸리면 실제로 몸에 타격을 입기 때문에, 준비 없이 들어가면 위험합니다. 이 부분이 마법과 함께 이 게임을 여느 RPG와 다르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몸에 기계 부품을 심어 능력을 올릴 수도 있는데, 부품을 많이 심을수록 마법 능력이 떨어집니다. 강해지려면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는 규칙이 성장 설계에 그대로 들어가 있습니다.

어두운 이야기와 자유도

전체 이야기는 주인공이 형의 죽음을 파고드는 데서 출발합니다. 단서를 따라가다 보면 기업과 조직, 그리고 그 세계의 어두운 부분과 마주하게 됩니다.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RPG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처음에 막막할 수 있습니다. 지시가 명확하지 않고, 스스로 물어보고 다니지 않으면 진행이 멈춥니다. 대신 그만큼 자기 방식대로 풀어 갈 여지가 넓습니다. 같은 임무를 총으로 뚫는 사람과 대화로 넘어가는 사람이 나뉘는, 그런 종류의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