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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 앤 건 2

런 앤 건 2 (Run and Gun 2 Ver Uaa) · 1996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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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 농구 게임 앞은 늘 시끄러웠습니다. 화면 하나에 네 사람이 붙어서 레버를 흔들고, 덩크가 꽂힐 때마다 뒤에서 구경하던 사람들까지 소리를 냅니다. 축구나 야구와 달리 농구는 한 골이 몇 초에 한 번씩 들어가니, 잠시도 조용할 틈이 없는 종목이었습니다. 코나미는 그 시끄러움을 잘 아는 회사였습니다.

런 앤 건 2(Run and Gun 2)는 코나미가 1996년에 낸 아케이드 농구 게임입니다. 전작 런 앤 건의 속편이고, 정식 5대5가 아니라 한 팀에 세 명씩 나오는 간소한 편성으로 코트를 넓게 쓰며 뛰는 구성입니다. 실제 농구의 복잡한 전술을 재현하기보다, 빠르게 몰고 가서 시원하게 꽂는 쪽에 무게를 둔 게임입니다.

런 앤 건 2 스포츠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6)

삼대삼이라는 선택

선수를 세 명으로 줄인 것은 단순한 축소가 아닙니다. 다섯 명이 뛰면 화면에 열 명이 뒤엉켜서 누가 내 선수인지 알아보기 힘들어지는데, 세 명이면 공을 가진 사람과 받을 사람, 막는 사람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오락실 게임에서 화면을 읽는 속도는 재미와 직결되는 문제라, 이 선택은 정확했습니다.

덕분에 패스가 살아납니다. 옆으로 한 번 돌려서 수비를 벗기고 골밑으로 파고드는 흐름이 몇 초 만에 완성됩니다. 공을 가진 채 혼자 돌파하려 들면 금방 막히지만, 두 명이 호흡을 맞추면 수비가 따라오지 못합니다. 혼자 할 때보다 둘이 붙어 할 때 훨씬 재미있는 게임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런 앤 건 2 스포츠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6)

덩크와 앨리웁

이 게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역시 덩크입니다. 골밑에 자리가 나면 화면이 잠깐 연출로 넘어가면서 크게 꽂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점수는 같은 2점이지만 보는 맛이 다르니, 다들 레이업으로 조용히 넣기보다 어떻게든 덩크 각을 만들려고 합니다.

앨리웁도 마찬가지입니다. 골밑으로 뛰어드는 동료를 향해 높이 띄워 주고, 받은 쪽이 공중에서 그대로 꽂는 연계입니다. 타이밍이 맞아야 하니 처음에는 잘 안 되지만, 한 번 성공하면 그 판의 분위기가 넘어옵니다. 사람 둘이 같이 하는 오락실 게임에서 이런 협동 연출은 생각보다 큰 힘을 발휘합니다.

런 앤 건 2 스포츠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96)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곳

가장 흔한 실수는 슛 버튼을 아무 데서나 누르는 것입니다. 수비수가 붙어 있는데 던지면 대부분 블록당하거나 빗나갑니다. 농구 게임이라고 해서 던지면 들어가는 게 아니라, 던질 자리를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페인트 동작으로 수비수를 띄우고 그 밑으로 들어가는 기본 흐름을 익히면 성공률이 확 달라집니다.

수비도 마찬가지로 무작정 버튼을 누르면 반칙이 나거나 뒤로 빠집니다. 상대가 공을 잡는 순간의 스틸, 슛 동작에 맞춘 블록처럼 순간을 노려야 합니다. 그리고 리바운드를 잡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상대 슛이 빗나갔을 때 골밑에 사람이 없으면 공격 리바운드를 계속 내주고, 그러면 아무리 골을 넣어도 점수가 벌어지지 않습니다.

시간이 흐르는 게임

농구 게임에는 시간이라는 요소가 늘 붙어 다닙니다. 남은 시간이 줄어드는 동안 점수 차를 뒤집어야 하니, 뒤지고 있을 때는 빨리 던져야 하고 앞서 있을 때는 공을 오래 돌려야 합니다. 오락실 대전에서는 이 계산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가 큽니다. 마지막 몇십 초에 무리하게 삼점을 던지다 흐름을 뺏기는 장면이 흔했습니다.

동전을 더 넣어야 이어서 할 수 있는 구조이므로, 시간과 점수 차는 곧 지갑 사정이기도 했습니다. 접전으로 끌고 가면 그만큼 오래 하고, 초반에 벌어지면 금방 끝납니다. 이런 구조 때문에 실력이 비슷한 친구끼리 붙을 때 가장 오래 붙어 있게 됐습니다.

코나미의 스포츠 게임 계보

코나미는 오락실 스포츠 게임에서 오래 자리를 지킨 회사입니다. 축구, 야구, 하키까지 종목을 가리지 않고 냈고, 규칙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오락실에서 몇 분 안에 끝나도록 다듬는 데 능했습니다. 반칙이나 선수 교체 같은 세밀한 부분을 과감히 덜어 내고, 대신 골이 들어가는 순간의 연출에 힘을 실었습니다.

한국 오락실에서 농구 게임은 대전 격투 게임 다음으로 여럿이 붙기 좋은 물건이었습니다. 격투 게임은 실력 차가 나면 한쪽이 금방 재미없어지는데, 농구는 편을 나눠 둘씩 붙으면 못하는 사람도 같이 뛰는 재미가 남습니다. 화면 앞에 네 자리가 나란히 있는 기계는 그 자체로 사람을 모으는 장치였고, 이 게임도 그런 자리에서 오래 돌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