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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도

마계도 (Makaijima Higemaru) · 1987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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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콤이 만든 배 타는 액션

캡콤 하면 스트리트 파이터나 록맨을 먼저 떠올리지만, 회사 초창기에는 지금 이름만 들어서는 짐작하기 어려운 게임을 여럿 만들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통을 던져 적을 맞히는 해적선 액션이었고, 이 작품은 그 게임의 후속작입니다.

전작이 한 화면 안에서 끝나는 단순한 아케이드 액션이었다면, 이번에는 바다를 항해하며 일곱 개의 섬을 도는 모험으로 판을 키웠습니다. 오락실 게임의 뼈대에 탐험과 성장 요소를 얹은 셈인데, 이런 시도는 1980년대 중후반 가정용 기기가 자리를 잡으면서 흔해진 방향이었습니다.

마계도 액션 게임 화면 1 - MSX (1987)

어떤 게임인가

마계도(Higemaru Makaijima)는 히게마루라는 주인공이 배를 몰고 바다로 나가, 섬마다 걸린 자물쇠를 여는 열쇠를 모으며 나아가는 액션 어드벤처입니다. 부제를 그대로 옮기면 일곱 섬의 대모험이 됩니다.

진행은 크게 두 층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배를 타고 바다를 돌아다니는 항해 장면이고, 다른 하나는 배에서 내려 발로 뛰는 액션 장면입니다. 바다에서 적의 배를 만나면 그 배 위로 옮겨 가 갑판에서 싸우게 되고, 그곳의 두목을 쓰러뜨리면 다음으로 나아갈 열쇠를 얻습니다.

액션 장면의 기본 무기는 통입니다. 바닥에 놓인 통을 들어 적에게 던져 맞히는 방식으로, 전작에서 그대로 이어진 조작입니다. 검이나 총 같은 무기가 아니라 주변 물건을 집어 던진다는 점이 이 시리즈의 개성입니다.

처음 하면 막히는 곳

가장 흔하게 막히는 지점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바다는 넓고 섬은 여럿인데, 순서를 알려 주는 안내가 친절하지 않습니다. 자물쇠가 걸린 항구에 배를 대면 들어갈 수 없으므로, 열쇠를 먼저 구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고 다른 곳을 뒤져야 합니다.

두 번째는 통 관리입니다. 던질 통이 바닥에 몇 개 없는 방에서 무턱대고 던지다 보면 무기 없이 적과 마주하게 됩니다. 통을 던지기 전에 방 안에 몇 개가 놓여 있는지 눈으로 세어 두고, 확실히 맞을 때만 던지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는 체력과 자원입니다. 항해 중에도 소모되는 것이 있으므로 무작정 돌아다니면 손해입니다. 목적지를 정하고 최단 경로로 움직이는 편이 안전하고, 얻은 돈은 쓸 곳을 생각해 아껴 두는 것이 좋습니다.

MSX2라는 그릇

이 작품은 MSX2로 나왔습니다. MSX2는 앞선 MSX보다 화면 색과 해상도가 크게 좋아진 규격이라, 바다와 섬을 오가는 넓은 화면을 소화하기에 적당했습니다. 카트리지 용량도 넉넉해져 항해와 액션을 한 덩어리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캡콤은 이 시기 자사 아케이드 작품을 MSX로 옮기는 작업을 여럿 진행했습니다. 1942나 코만도처럼 오락실에서 인기를 끈 게임이 MSX 카트리지로 나와 있었고, 이 작품 역시 그 흐름 위에 있습니다. 다만 이쪽은 오락실판을 그대로 옮긴 이식이 아니라, 가정용에 맞춰 새로 설계한 후속작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한국의 MSX 시절

1980년대 후반 한국에서 MSX는 컴퓨터 학원과 문방구를 통해 퍼졌습니다. 부모에게는 컴퓨터를 배우는 기계로 팔렸지만 아이들에게는 게임기였고, 카트리지와 복사 테이프가 알음알음 돌았습니다. 국내 업체가 만든 MSX 호환기도 여럿 있어서, 오락실에 갈 동전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집에서 게임을 하는 거의 유일한 통로였습니다.

문제는 정보였습니다. 설명서 없이 카트리지만 손에 들어오는 일이 흔했고, 일본어를 읽을 수 없으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짐작으로 알아내야 했습니다. 이 게임처럼 목적지를 스스로 찾아야 하는 구조는 그런 환경에서 특히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친구들 사이에 도는 입소문이 공략집 노릇을 했고, 어느 섬에 무엇이 있더라는 이야기가 학교에서 오갔습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그 시절 헤매던 기억이 함께 떠오르는 종류의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