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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트 앤 매직 2

마이트 앤 매직 II (Might and Magic Ii Gates to Another World Europe) · 1993 · Elite Syst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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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명을 직접 만들어 떠난다

이 게임은 시작부터 다릅니다. 주인공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대신 여섯 명짜리 파티를 플레이어가 직접 만듭니다. 종족을 고르고, 직업을 정하고, 능력치를 배분합니다. 기사와 성직자와 마법사를 어떻게 섞을지, 도적을 넣을지 말지가 다 선택입니다.

그리고 세상에 던져집니다. 어디로 가라는 안내가 거의 없습니다. 마을을 나서면 사방으로 길이 뻗어 있고,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감당할 수 없는 적을 만나 전멸합니다. 친절하지 않은 대신, 스스로 지도를 그려 가며 세상을 파악해 나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마이트 앤 매직 2 RPG 게임 화면 1 - 슈퍼 패미컴 (1993)

어떤 게임인가

마이트 앤 매직 2(Might and Magic II: Gates to Another World)는 서양에서 만든 1인칭 시점 던전 탐험 롤플레잉 게임이고, 이 판본은 슈퍼패미컴 이식판입니다. 원작은 컴퓨터용으로 나왔고, 이 계열 장르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힙니다.

화면은 앞을 보는 1인칭입니다. 한 칸씩 앞으로 나아가고, 방향을 돌려 갈림길을 고릅니다. 벽과 문과 계단이 나오고, 몬스터를 만나면 전투가 벌어집니다. 전투는 명령을 골라 진행하며, 여섯 명 전원의 행동을 매 턴 정합니다.

마을에는 상점과 신전과 훈련소가 있습니다. 경험치가 쌓여도 훈련소에서 돈을 내고 훈련을 받아야 레벨이 오르는 방식이라, 돈이 늘 부족합니다.

파티를 어떻게 짤 것인가

직업 구성이 게임 전체의 난이도를 좌우합니다. 앞에서 맞아 줄 전사 계열이 둘 이상 필요하고, 회복을 맡을 성직자는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공격 마법을 쓰는 마법사도 후반에는 필수에 가깝습니다.

도적은 자물쇠를 따고 함정을 해제하는 데 쓰입니다. 상자를 열다 함정에 걸리면 파티가 큰 피해를 입으니, 한 명쯤 넣어 두면 손실이 크게 줄어듭니다.

종족에 따라 능력치 성향과 저항력이 다릅니다. 어떤 종족은 마법 저항이 좋고 어떤 종족은 힘이 셉니다. 직업과 종족을 맞춰 두면 초반이 훨씬 수월합니다.

탐험이 곧 게임이다

이 게임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걷는 것입니다. 던전은 격자로 되어 있고, 어디가 어디인지 표시가 잘 안 되어 있어 쉽게 헤맵니다. 종이에 지도를 그려 가며 하던 게임이라, 지금 해도 그렇게 하는 편이 결국 빠릅니다.

중간중간 수수께끼가 나옵니다. 특정 장소에서 특정 행동을 해야 열리는 문, 힌트를 조합해야 알 수 있는 암호 같은 것들입니다. 몬스터를 잡는 것보다 이런 것을 풀어내는 시간이 더 많을 때도 있습니다.

자원 관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마법 자원과 식량이 떨어지면 던전을 헤쳐 나갈 수 없으니, 어디까지 들어갈지 정하고 돌아 나올 여력을 남겨야 합니다.

처음 하는 사람에게

첫 번째 조언은 멀리 가지 말라는 것입니다. 초반에는 마을 근처에서만 싸우며 레벨과 장비를 갖추는 게 좋습니다. 이 게임은 지역별 난이도 차가 극심해서, 한 구역만 넘어가도 파티가 전멸합니다.

두 번째는 저장을 자주 하는 것입니다. 전멸하면 잃는 것이 크니, 던전에 들어가기 전과 위험한 구간을 넘긴 뒤에 저장해 두세요.

세 번째는 기록을 남기는 것입니다. 마을 사람이 알려 준 힌트, 아직 못 연 문의 위치, 지도의 갈림길을 적어 두면 나중에 헤매는 시간이 크게 줄어듭니다. 이 장르는 원래 그렇게 하도록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서양식 롤플레잉의 맛

같은 시기 일본 롤플레잉이 이야기를 앞세웠다면, 이쪽은 탐험과 파티 운용을 앞세웁니다. 정해진 주인공의 사연을 따라가는 대신, 내가 만든 여섯 명이 어떻게 살아남느냐가 이야기가 됩니다.

그래서 취향이 갈립니다. 안내가 부족하고 처음이 험해서 진입 장벽이 높지만, 이 방식이 맞는 사람에게는 오래 붙잡을 수 있는 게임입니다. 슈퍼패미컴으로 이런 서양식 롤플레잉을 해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은 기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