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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버블

매직 버블 (Magic Bubble) · 199? · Yun 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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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화면 아래에서 위로 쏘는 퍼즐

퍼즐 게임이라고 하면 대개 위에서 뭔가가 떨어지고 그것을 아래에 쌓는 그림을 떠올립니다. 이 게임은 방향이 반대입니다. 화면 아래에 발사대가 있고, 위쪽 천장에 색색의 구슬이 매달려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아래에서 위로 구슬을 쏘아 올립니다. 중력을 거스르는 이 배치 하나 때문에 손에 잡히는 감각이 낙하형 퍼즐과 전혀 다릅니다.

떨어지는 퍼즐은 시간에 쫓깁니다. 블록이 내려오는 동안 자리를 정해야 하니 손이 급해집니다. 반면 이쪽은 쏘기 전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화면이 멈춰 있는 동안 얼마든지 각도를 재고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급한 게임이 아니라 조준하는 게임입니다.

매직 버블 퍼즐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

어떤 게임인가

매직 버블(Magic Bubble)은 아래쪽 발사대의 각도를 레버로 좌우로 돌린 뒤 버튼을 눌러 구슬을 쏘는 퍼즐 게임입니다. 쏜 구슬은 위로 날아가 천장이나 다른 구슬에 닿는 순간 그 자리에 붙습니다. 이때 같은 색 구슬이 셋 이상 이어지면 그 덩어리가 터져 사라집니다.

중요한 것은 터진 자리 위에 매달려 있던 구슬들의 운명입니다. 위쪽 천장과의 연결이 끊긴 덩어리는 지지대를 잃고 통째로 아래로 떨어집니다. 이 게임에서 큰 점수와 큰 진전은 셋을 맞춰 터뜨리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 연결을 끊어 한 덩어리를 통째로 떨어뜨리는 데서 나옵니다.

화면의 구슬을 다 지우면 다음 판으로 넘어갑니다. 반대로 구슬이 자꾸 쌓여 화면 아래 경계선까지 내려오면 그 판은 실패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지점

첫 번째 벽은 벽 튕기기입니다. 구슬은 좌우 벽에 맞으면 당구공처럼 반사되어 나갑니다. 곧장 쏘아서는 닿지 않는 구석이나, 앞을 다른 구슬이 막고 있는 안쪽 자리는 벽에 한 번 튕겨 넣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이 각이 잘 안 잡히는데, 요령은 목표가 아니라 벽의 어느 지점을 맞힐지를 먼저 정하는 것입니다. 들어가는 각과 나오는 각이 같으니, 벽에서 꺾일 지점을 정하면 나머지는 자동으로 따라옵니다.

두 번째 벽은 조급함입니다. 초보자는 눈에 보이는 같은 색을 발견하는 즉시 쏴 버립니다. 그렇게 하면 셋씩 야금야금 지워지긴 하지만 판이 잘 끝나지 않습니다. 위쪽 연결부를 노려 큰 덩어리를 한 번에 떨어뜨리는 쪽이 훨씬 효율이 좋습니다. 그러려면 몇 발은 참아야 하고, 참는 동안 화면은 조금 더 내려옵니다. 그 손익을 재는 판단이 이 게임의 실력입니다.

세 번째로, 다음에 나올 구슬의 색이 미리 보인다는 점을 활용해야 합니다. 지금 쏠 구슬만 보고 자리를 정하면 다음 구슬이 갈 데가 없어집니다. 두 발을 묶어 생각하면 쓸데없이 붙이는 구슬이 확 줄어듭니다.

국내에서 만든 물건

만든 곳은 국내 업체인 윤성입니다. 1990년대 국내에는 인기 있는 일본 게임의 형식을 가져와 자기 식으로 만들어 파는 회사가 여럿 있었습니다. 이 게임도 그 시기 물건입니다. 규칙 자체는 당시 오락실을 휩쓴 구슬 쏘기 퍼즐의 틀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해 볼 가치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런 게임들은 국내 오락실에 실제로 깔려서 많은 사람이 처음 이 장르를 접한 통로였습니다. 원조를 못 구한 동네 오락실에 이런 물건이 들어와 자리를 채웠고, 그 앞에서 벽 튕기기를 처음 배운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지금 해 보면

이 장르의 좋은 점은 시간이 지나도 낡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규칙이 색과 각도뿐이라 설명이 필요 없고, 그래픽이 화려해질 여지도 애초에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켜도 처음 나왔을 때와 거의 같은 게임을 하게 됩니다.

혼자 하면 화면을 지우는 퍼즐이지만, 둘이 붙으면 성격이 달라집니다. 이런 게임에서 상대와 겨루는 방식은 대개 내가 크게 터뜨린 만큼 상대 화면에 구슬이 얹히는 식입니다. 그러면 아껴서 크게 터뜨릴 이유가 하나 더 생기고, 조준하는 게임이 갑자기 숨 가빠집니다. 곁에 사람이 있다면 대전으로 붙어 보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