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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하자드 디렉터스 컷

바이오하자드 디렉터스 컷 (Resident Evil Directors Cut Dual Shock Ver) · 1997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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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창문을 깨고 들어온다

이 게임을 해 본 사람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을 물으면 대개 같은 대답이 나옵니다. 아무것도 없는 긴 복도를 걸어가는데 갑자기 유리 깨지는 소리가 나고, 창밖에서 개들이 뛰어드는 장면입니다. 그때까지 조용하던 화면이 순식간에 뒤집히는 연출이 워낙 강렬해서, 이후 수많은 공포 게임이 이 수법을 따라 했습니다.

놀라게 하는 방식이 반칙 같으면서도 정직합니다. 그 복도는 게임을 진행하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길이고, 카메라 각도상 창문이 화면에 보이지 않게 짜여 있습니다. 화면을 어떻게 잘라 보여 줄지가 곧 공포 설계라는 것을 이 게임이 증명했습니다.

바이오하자드 디렉터스 컷 어드벤처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1997)

어떤 게임인가

바이오하자드(Resident Evil)는 고정된 카메라 시점으로 저택을 돌아다니며 열쇠와 퍼즐로 길을 열고 부족한 탄약으로 버티는 생존 공포 게임입니다. 산에서 벌어진 실종 사건을 조사하러 온 특수부대가 괴생물에 쫓겨 낡은 양옥집으로 피신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주인공은 두 명 중에 고를 수 있습니다. 한쪽은 소지품 칸이 넉넉한 대신 몸이 약하고, 다른 쪽은 튼튼하지만 들 수 있는 물건이 적습니다. 이 차이 하나로 같은 저택을 도는 방식이 꽤 달라집니다.

저택 자체가 퍼즐

무대인 저택은 그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자물쇠입니다. 문양이 새겨진 열쇠들을 순서대로 얻어야 다음 구역이 열리고, 어느 문이 어느 열쇠였는지 머릿속에 지도를 그리게 됩니다.

방 안에는 물건을 밀어 맞추거나 순서를 맞추는 장치가 곳곳에 있습니다. 문서를 읽지 않으면 풀리지 않는 것도 있어서, 흘려 넘긴 쪽지를 다시 찾으러 돌아가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이 왕복 자체가 게임의 리듬입니다.

아끼는 것이 규칙

탄약은 언제나 부족합니다. 눈앞의 좀비를 다 잡을 생각을 하면 금방 바닥나기 때문에, 지나칠 적과 잡을 적을 나누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좁은 통로에서 굳이 싸우지 않고 벽에 붙어 지나가는 요령을 익히면 후반이 훨씬 편해집니다.

저장에는 잉크 리본이 필요하고, 리본 자체가 소모품입니다. 어디까지 저장 없이 갈지 스스로 정하는 구조라, 저장하러 타자기 앞으로 돌아가는 길조차 긴장됩니다. 소지품 칸이 좁아 상자와 방을 왕복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작이 남긴 별명

방향키로 몸을 회전시키고 위쪽으로 전진하는 조작 방식이 이 시리즈의 초기 특징입니다. 뒤로 돌려면 제자리에서 돌아야 해서 반응이 늦고, 그 답답함이 오히려 공포를 키웁니다. 뛰어서 달아나고 싶은데 몸이 마음처럼 안 돌아가는 감각이 이 게임의 핵심 체험입니다.

익숙해지면 이 조작에도 요령이 생깁니다. 방문을 넘어가는 순간을 이용해 구간을 끊어 도망치거나, 카메라가 바뀌는 지점에서 방향을 미리 잡아 두는 식입니다.

이 판본은 원작에 손을 본 재발매판입니다. 적과 아이템 배치를 바꾼 별도 난이도가 들어가 있고, 처음 하는 사람을 위해 쉬운 설정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미 원작을 외운 사람도 배치가 달라진 저택에서 다시 헤매게 되는 구성입니다. 뒤에 나온 속편들의 규칙 대부분이 여기서 출발했습니다. 이 한 채의 저택이 이후 오랫동안 이어진 계열의 설계도였던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