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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버맨 '94

봄버맨 '94 (Bomberman 94 Japan) · 1993 · Hudson 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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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를 타는 봄버맨

봄버맨 시리즈를 오래 한 사람들에게 '94가 특별한 이유는 하나로 압축됩니다. 알에서 깨어나 나오는 루이라는 동물 탈것이 이 편에서 처음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봄버맨이 캥거루처럼 생긴 생물에 올라타는 순간, 그동안 격자를 한 칸씩 조심조심 걷던 게임이 갑자기 시원해집니다.

루이는 색깔마다 능력이 다릅니다. 높이 뛰어 벽을 넘는 놈, 발로 차 폭탄을 밀어 보내는 놈, 발이 빠른 놈, 폭발을 한 번 막아 주는 놈이 있습니다. 어떤 루이를 타느냐가 그 판의 전략을 통째로 바꿔 놓습니다.

봄버맨 '94 액션 게임 화면 1 - PC엔진 (1993)

어떤 게임인가

봄버맨 '94(Bomberman '94)는 격자 화면에 폭탄을 놓아 벽과 적을 날려 버리고, 대전에서는 상대를 폭발에 밀어 넣어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액션 게임입니다. 폭탄은 십자로 터지고, 부순 벽에서 나오는 아이템으로 불꽃 범위와 폭탄 개수를 늘려 가는 기본 흐름은 시리즈 그대로입니다.

여기에 탈것이 얹히면서 판단할 거리가 늘었습니다. 루이를 탄 상태에서 폭발을 맞으면 루이만 도망가고 본체는 무사하므로, 사실상 목숨이 한 겹 더 생기는 셈입니다. 대전에서 루이를 먼저 잡는 쪽이 크게 유리해지는 이유입니다.

봄버맨 '94 액션 게임 화면 2 - PC엔진 (1993)

대전의 완성형

이 편의 대전은 시리즈 안에서도 평이 좋습니다. 스테이지마다 지형 규칙이 달라서, 컨베이어 벨트가 깔려 몸이 저절로 밀려나는 판, 폭탄이 벽에 튕기는 판처럼 성격이 확실히 갈립니다. 익숙한 사람끼리 붙어도 판마다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밀어내기와 던지기 같은 폭탄 조작이 다듬어져서, 벽 너머로 폭탄을 넘겨 상대 뒤통수를 노리는 수도 됩니다. 정면으로 몰아붙이는 것 말고 우회로가 생겼다는 점이 이 편의 깊이를 만듭니다.

혼자서 도는 모드

1인용도 짜임새가 좋습니다. 여러 행성으로 나뉜 무대를 순서대로 돌면서 화면 안 적을 정리하는 구성인데, 배경 그림이 밝고 캐릭터가 큼직해서 보기에 즐겁습니다.

각 행성 끝에는 보스가 있고, 여기서도 루이가 큰 역할을 합니다. 보스가 쏘는 것을 루이의 기동력으로 피하면서 폭탄 놓을 자리를 잡는 식입니다. 다만 보스방에서 루이를 잃으면 갑자기 답답해지므로, 아끼면서 싸우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시리즈 중 어느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이 편을 꼽는 사람이 많다는 말이 과장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