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 오브 파이어 용의 전사
브레스 오브 파이어 용의 전사 (Breath of Fire Ryuu no Senshi Japan) · 1993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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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회사가 내놓은 첫 RPG
캡콤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대개 록맨이나 스트리트 파이터를 떠올립니다. 액션과 대전이 주력이던 그 회사가 정통 턴제 RPG를 내놓았을 때, 당시 반응은 반신반의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막상 나온 물건은 짜임새가 단단했고, 이후 오래 이어질 시리즈의 첫 작품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캡콤답게 그림이 좋았습니다. 캐릭터의 표정과 동작에 액션 게임을 만들던 손맛이 배어 있고, 용으로 변신하는 순간의 연출은 이 시기 RPG 중에서도 눈에 띕니다.
어떤 게임인가
브레스 오브 파이어(Breath of Fire)는 용의 피를 이은 일족의 소년 류가 세계를 돌며 동료를 모으고 위협에 맞서는 턴제 RPG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필드와 마을을 다니고, 적을 만나면 전투 화면으로 넘어가 명령을 고릅니다.
류의 핵심 능력은 용 변신입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여러 종류의 용 형태를 익히게 되고, 각각 위력과 소모가 다릅니다. 통상 전투에서는 쓸 일이 드물지만 보스전에서는 판을 뒤집는 수단이 됩니다.
동료마다 다른 특기
이 시리즈의 특징은 동료가 전투 밖에서도 쓸모가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동료는 필드에서 사냥을 해 아이템을 얻고, 어떤 동료는 몸집이 작아 좁은 곳을 지나가며, 어떤 동료는 물속을 다닐 수 있습니다. 밤에만 행동할 수 있는 동료도 있습니다.
그래서 막힌 길 앞에서는 지금 파티에 누가 있는지, 누구의 능력이 필요한지를 떠올려야 합니다. 이 구조 덕분에 전투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탐색하는 재미가 함께 붙습니다.
낮과 밤이 바뀌는 것도 이 게임의 요소입니다. 시간대에 따라 등장하는 적이 달라지고, 특정 인물은 정해진 시간에만 만날 수 있습니다.
전투의 흐름
전투는 명령 입력식으로 단순한 편입니다. 공격, 주문, 아이템, 도주 중에서 고르고 결과를 지켜봅니다. 파티가 커지면 누구를 전투에 내보낼지 고르게 되는데, 화력형과 회복형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기본입니다.
난도는 극단적이지 않지만, 새 지역에 들어갈 때는 조심해야 합니다. 지역이 바뀌면 적의 세기가 눈에 띄게 뛰기 때문에, 준비 없이 깊이 들어가면 돌아올 수단도 없이 무너집니다. 회복 아이템을 넉넉히 챙기고 들어가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용 변신은 소모가 커서 아무 때나 못 씁니다. 잡졸은 통상 공격과 주문으로 정리하고, 보스전에 힘을 남겨 두는 운영이 정석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을 위한 조언
초반에는 돈과 회복 수단이 빠듯합니다. 여관을 이용할 돈이 부족하면 마을 밖에서 잠깐 싸워 벌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이 게임은 무리하게 진도를 빼는 것보다 준비를 갖추고 가는 쪽이 결국 빠릅니다.
동료의 필드 능력은 게임이 크게 강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길이 막혔는데 이유를 모르겠다면, 아직 쓰지 않은 동료 능력이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막힘은 여기서 풀립니다.
마을 사람들과의 대화도 넘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다음에 갈 곳과 필요한 물건에 관한 실마리가 대화 속에 흩어져 있습니다.
시리즈의 출발점
이 작품이 자리를 잡으면서 시리즈는 이후 여러 편으로 이어졌습니다. 용 변신과 동료의 개성, 그리고 캡콤 특유의 그림체는 후속작에서도 계속 유지되는 뼈대가 되었습니다.
2편과 비교하면 이야기의 무게는 가볍고 시스템도 단순합니다. 대신 그만큼 흐름이 매끄러워서,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이쪽이 편합니다. 슈퍼패미컴 초기의 RPG답게 화면 구성도 담백해서, 지금 잡아도 부담 없이 진행됩니다.
볼륨이 지나치게 크지 않아 끝까지 가 보기 좋은 작품입니다. 필드와 던전의 구조가 복잡하지 않고, 다음 목적지도 대체로 뚜렷하게 제시됩니다. 최근 RPG의 친절함에는 못 미치지만, 같은 시기 작품들 중에서는 헤매는 시간이 적은 편입니다.
대신 전투를 반복해 레벨을 올리는 시간은 필요합니다. 새 지역에 들어가기 전에 한 번씩 준비를 갖추는 흐름 자체가 이 시기 RPG의 리듬이라, 그 리듬에 익숙해지면 진행이 매끄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