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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스 오브 파이어 4

브레스 오브 파이어 4 (Breath of Fire Iv USA) · 2000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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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이야기가 나란히 간다

이 게임에는 주인공이 둘입니다. 하나는 기억을 잃은 채 깨어난 류이고, 다른 하나는 수백 년 전 제국의 황제였던 퓨입니다. 이야기는 두 사람의 시점을 오가며 진행되는데, 한쪽이 걸어온 길이 다른 쪽의 현재를 설명하는 구조입니다. 둘의 관계가 드러나는 대목이 이 작품의 중심입니다.

그 게임이 브레스 오브 파이어 4(Breath of Fire IV)입니다. 시리즈 네 번째 정규작이고, 2D 도트 캐릭터가 3D 배경 위를 걷는 화면을 시리즈 중 가장 다듬어진 형태로 보여 줍니다.

브레스 오브 파이어 4 RPG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2000)

그림이 달라졌다

전작들과 비교해 그림의 결이 눈에 띄게 바뀌었습니다. 동양적인 건축과 옷차림이 곳곳에 들어가고, 색은 차분해졌으며, 캐릭터 도트가 훨씬 부드럽게 움직입니다. 도트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만 놓고 보면 플레이스테이션 RPG 중에서도 손에 꼽힙니다.

필드에서 만나는 마을과 유적도 하나하나 분위기가 다릅니다. 사막의 도시, 물 위에 지은 마을, 제국의 요새 같은 곳들이 배경 그림으로 세워져 있고, 시점을 돌려 가며 숨은 길을 찾는 재미가 있습니다.

브레스 오브 파이어 4 RPG 게임 화면 2 - 플레이스테이션 (2000)

전투와 조합

전투는 앞줄 세 명, 뒷줄 세 명으로 짜는 방식입니다. 뒷줄에 있는 동료도 명령을 내려 잠깐 나와서 기술을 쓰고 들어갈 수 있어서, 여섯 명 전부를 굴리는 감각에 가깝습니다. 앞뒤 자리를 바꾸는 판단이 전투의 리듬을 만듭니다.

여기에 콤보가 붙습니다. 특정 마법을 순서대로 이어 쓰면 더 강한 효과가 나오는데, 어떤 조합이 되는지 찾아내는 것이 이 작품의 파고들 거리입니다. 류의 용 변신도 여전히 있고, 이번에는 형태가 정리되어 상황에 맞는 것을 고르는 방식입니다.

곁다리들

낚시는 시리즈 전통대로 들어 있고 여전히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미끼와 낚싯대를 갖추고 자리를 골라 던지는 과정이 제법 그럴듯해서, 본편을 잊고 한참 앉아 있게 됩니다.

요정 마을을 키우는 요소도 있습니다. 요정들을 어느 일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마을이 성장하고, 거기서 만들어진 물건을 받아 쓸 수 있습니다. 직접 싸우는 것과 상관없는 곁다리인데, 조금씩 커 가는 걸 보는 재미가 있어 손이 갑니다.

이야기의 무게

밝은 그림과 달리 이야기는 꽤 무겁습니다. 제국과 왕국의 전쟁, 그 사이에서 도구로 쓰이는 사람들, 힘을 얻는 대가로 인간성을 잃어 가는 과정이 담담하게 그려집니다. 후반부에는 마음 편히 넘기기 어려운 장면도 나옵니다.

시리즈를 처음 잡는 사람도 이야기가 독립적이라 이 작품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오히려 그림과 전투가 가장 정돈된 편이라 입문으로 무난하고, 마음에 들면 3편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