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리
브루스 리 (Bruce Lee) · 1984 · Data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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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이 계속 쫓아온다
이 게임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적입니다. 딱 둘입니다. 초록색 닌자 하나, 노란 옷 입은 덩치 하나. 그런데 이 둘이 화면 어디에 있든 끈질기게 따라옵니다.
죽여도 소용없습니다. 때려서 잠깐 치우면 조금 뒤에 다시 나타납니다. 그러니 이 게임의 진짜 과제는 싸움이 아니라 회피입니다. 이 둘을 어떻게 따돌리고 필요한 것을 챙길지가 전부입니다.
둘의 성격도 다릅니다. 닌자는 재빠르고 여기저기 잘 따라붙지만, 덩치는 느린 대신 한 방이 무겁습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성가시니 대응도 달라야 합니다.
어떤 게임인가
브루스 리(Bruce Lee)는 이소룡을 주인공으로 한 액션 플랫폼 게임입니다. 화면 하나가 한 방이고, 그 방 안에 걸린 등불을 전부 모으면 다음 방으로 가는 길이 열립니다.
주인공은 뛰고, 매달리고, 주먹과 발차기를 씁니다. 사다리와 밧줄을 오르내리며 방 구석구석의 등불을 챙기는 것이 기본 동작입니다.
방마다 구조가 다르고, 함정과 발판 배치가 매번 새로운 문제를 냅니다. 액션 게임이면서 퍼즐 같은 성격이 섞여 있습니다.
방마다 다른 문제
어떤 방은 순서가 정해져 있습니다. 등불을 아무렇게나 먹으면 갇히고, 특정 순서로 돌아야 빠져나옵니다. 어떤 방은 발판이 움직이거나 사라져서 타이밍을 재야 합니다.
전기가 흐르는 벽, 아래로 떨어지는 함정 같은 것들도 있습니다. 적을 피하는 데 정신이 팔려 있으면 이런 것들을 못 보고 당합니다. 두 가지를 동시에 신경 쓰게 만드는 게 이 게임의 설계입니다.
요령 하나는 적을 함정 쪽으로 유인하는 것입니다. 쫓아오는 성질을 이용해 위험한 자리로 끌고 가면 알아서 당하기도 합니다. 직접 때려잡는 것보다 이쪽이 훨씬 효율적일 때가 많습니다.
초기 액션 게임의 완성도
이 게임은 1980년대 초 여러 8비트 기계로 나와 널리 사랑받았습니다. 화면 한 장에 담기는 단순한 구성인데도 오래 붙잡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비결은 조작감입니다. 뛰는 거리, 발차기가 닿는 범위, 밧줄에 매달리는 판정이 명확해서 실수했을 때 왜 실수했는지가 바로 납득됩니다. 이게 안 되는 게임은 아무리 잘 꾸며도 짜증만 나는데, 이 게임은 그 기본이 단단합니다.
이소룡이라는 소재를 쓴 것도 컸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인기는 여전했고, 그 이름으로 주먹과 발차기를 쓰는 게임이라면 안 해 볼 이유가 없었습니다.
지금 해 보면 화면은 소박하지만, 방 하나를 어떻게 도느냐를 궁리하는 재미는 그대로입니다. 몇 번 죽어 가며 순서를 찾아내고 마침내 통과했을 때의 기분은 요즘 게임에서도 쉽게 얻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