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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디 울프

블러디 울프 (Bloody Wolf USA) · 1989 · Data 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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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대신 나이프를 들고 뛰어드는 군인 액션

이 게임의 인상은 첫 판에서 정해집니다. 정글 한복판에 낙하한 특수부대원이 소총을 쏘며 전진하다가, 탄이 떨어지면 나이프를 뽑아 적병에게 달려듭니다. 근접해서 찌르는 동작이 시원하고 타격감이 묵직해서, 총알 아끼려고 일부러 칼을 쓰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배경은 80년대 액션 영화 그 자체입니다. 붙잡힌 동료를 구하러 혼자 적진 한가운데로 들어가고, 헬기와 전차가 나오고, 마지막에는 기지를 폭파하고 빠져나옵니다. 이야기가 복잡하지 않은 대신 화면에서 벌어지는 일이 계속 커집니다.

블러디 울프 액션 게임 화면 1 - PC엔진 (1989)

포로를 찾아내는 게 진짜 임무입니다

블러디 울프(Bloody Wolf)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적진을 돌파하는 군인 액션입니다. 적을 쓰러뜨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기본이지만, 각 임무의 실제 목적은 붙잡혀 있는 포로를 찾아 풀어 주는 것입니다. 감옥이나 건물 안에 갇힌 동료를 발견해 구출하면 무기나 정보를 얻고 다음 지역으로 갈 길이 열립니다.

그래서 무조건 앞으로만 달리면 놓치는 게 많습니다. 지도 구석에 있는 건물에 들어가 보고, 갈림길에서 위쪽 통로도 훑어보는 탐색이 필요합니다. 이 점이 같은 시기의 단선 진행 슈팅형 액션과 이 게임을 갈라놓는 부분입니다.

진행 방향도 한 방향으로만 고정돼 있지 않습니다. 위로 올라가는 스테이지, 옆으로 흐르는 스테이지가 번갈아 나오고, 중간에는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구간, 인질을 안고 도망치는 구간처럼 성격이 다른 장면이 끼어듭니다.

블러디 울프 액션 게임 화면 2 - PC엔진 (1989)

무기를 바꿔 가며 싸웁니다

기본 소총 말고도 수류탄, 화염방사기, 바주카, 기관총 같은 무기가 나옵니다. 각각 탄약이 따로 관리되고, 강한 무기일수록 탄이 적습니다. 화염방사기는 좁은 통로를 쓸어버리는 데 좋고, 바주카는 전차나 벙커 같은 단단한 목표에 씁니다.

여기서 초보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강한 무기를 잡자마자 잡병에게 다 써 버리는 것입니다. 정작 보스나 장갑 목표 앞에서 기본 소총만 남으면 시간이 한없이 길어지고 그동안 맞을 확률이 올라갑니다. 잡병은 나이프와 기본 총으로 처리하고 특수 무기는 아껴 두는 것이 기본입니다.

체력 회복 수단이 넉넉하지 않아서 피격 관리도 중요합니다. 화면 여러 방향에서 적이 튀어나오는 구간에서는 뛰어들기 전에 벽이나 장애물 뒤에 몸을 붙여 한 방향씩 정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난이도가 튀는 구간

초반 정글은 적 배치가 성글어서 편하게 나아갑니다. 문제는 기지 내부로 들어가면서부터입니다. 좁은 통로에서 여러 방향으로 총알이 날아오고, 벽에 막혀 회피 공간이 없는 상태로 교전하게 됩니다. 여기서 체력이 크게 깎이면 뒤에 오는 보스전이 힘들어집니다.

탈것 구간도 처음에는 당황스럽습니다. 속도가 빨라져서 평소의 회피 감각이 통하지 않고, 앞에서 다가오는 장애물과 옆에서 쏘는 적을 동시에 봐야 합니다. 이런 구간은 무리하게 적을 다 잡으려 하지 말고 통과 자체를 목표로 잡는 편이 성공률이 높습니다.

보스는 대체로 덩치가 크고 패턴이 반복적입니다. 공격이 나오는 위치를 몇 번 관찰해 안전 지대를 찾고, 거기서 특수 무기를 집중해 붓는 것이 정석입니다.

오락실판과 PC엔진판

원래는 오락실 기판으로 나온 게임이고, PC엔진판은 그것을 가정용으로 옮기면서 구성을 손본 판본입니다. 화면 구성과 스테이지 흐름이 원판의 인상을 잘 유지하고 있어서, 오락실에서 이 게임을 만났던 사람이라도 위화감 없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데이터 이스트는 이 시기에 개성이 강한 액션을 여럿 만들었는데, 그중에서도 블러디 울프는 근접 공격의 손맛이 유난히 좋은 축입니다. 총을 쏘는 게임인데 칼로 붙는 순간이 제일 재미있다는 점이 이 게임을 기억하게 만듭니다.

혼자서 적진을 밀고 들어가는 이 계열 액션을 좋아한다면, 지금 해 봐도 한 판 한 판이 짧고 명확해서 붙잡고 있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