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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4 메가드라이브판

삼국지 4 (Sangokushi Iv Japan) · 1995 · Ko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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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가 아니라 게임기로 하는 삼국지

삼국지 시리즈는 오랫동안 컴퓨터에서 하는 게임이었습니다. 키보드로 명령어를 넣고 마우스로 지도를 훑는 물건이었는데, 이 판은 그것을 게임기 패드 하나로 다룰 수 있게 다듬어 놓았습니다.

명령을 고르는 방식이 목록에서 커서를 옮기는 형태로 정리되어 있어서, 손에 익으면 오히려 빠릅니다. 텔레비전 앞에 앉아 몇 시간씩 내정을 돌리던 기억이 있는 분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삼국지 4 메가드라이브판 액션 게임 화면 1 - 메가 드라이브 (1995)

어떤 게임인가

삼국지 4(Sangokushi IV)는 삼국시대 중국을 무대로 한 군주 하나를 맡아 대륙을 통일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역사 시뮬레이션입니다. 지도는 여러 도시로 나뉘어 있고, 각 도시마다 병력과 식량과 금이 있습니다.

한 턴은 한 달입니다. 그달 안에 무엇을 할지 명령을 내리고 턴을 넘기면, 다른 세력도 저마다 움직입니다. 개간과 치수로 땅을 살리고, 인재를 찾아 등용하고, 병사를 모아 훈련시키고, 때가 되면 이웃 도시로 군사를 냅니다.

삼국지 4 메가드라이브판 액션 게임 화면 2 - 메가 드라이브 (1995)

무장이 전부입니다

이 시리즈에서 도시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입니다. 무력, 지력, 정치, 매력 같은 수치가 무장마다 붙어 있고, 무엇을 시키느냐에 따라 쓰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지력 높은 사람에게 내정을 맡기고 무력 높은 사람을 전장에 세우는 것이 기본입니다.

인재를 찾는 탐색, 다른 세력의 사람을 빼오는 등용, 감옥에 가둔 포로를 설득하는 과정이 모두 게임의 일부입니다. 좋은 무장 몇 명이 붙느냐에 따라 세력의 성장 속도가 몇 배로 갈립니다. 4편에서는 무장이 익힌 특기가 뚜렷해서, 누구를 어디에 배치하느냐가 더 크게 작용합니다.

전투 화면

다른 도시로 군사를 내면 격자로 나뉜 전장으로 넘어갑니다. 부대를 배치하고 한 부대씩 움직이며 싸우는데, 지형에 따라 이동과 위력이 달라지고 화계나 수계 같은 계략이 판을 뒤집기도 합니다.

병사 수만 많다고 이기지 않습니다. 사기가 떨어지면 부대가 무너지고, 보급이 끊기면 그 자리에서 굶습니다. 일기토를 걸어 적장을 직접 쓰러뜨리면 상대 부대가 크게 흔들리는데, 무력 낮은 장수로 덤볐다가 아군 대장을 잃는 일도 흔합니다.

어느 군주로 시작하느냐

시나리오와 세력을 고르는 순간 게임의 성격이 정해집니다. 넓은 땅과 많은 인재를 가진 세력으로 시작하면 편안하게 굴려 갈 수 있고, 도시 하나에 무장 몇 명뿐인 세력을 고르면 첫 몇 해를 버티는 것 자체가 승부가 됩니다.

주변 세력과의 외교, 동맹, 배신도 판에 들어갑니다. 강한 이웃과 싸우기 전에 다른 쪽과 손을 잡아 두거나, 상대를 두 쪽에서 몰아붙이는 식으로 판을 만듭니다. 몇 시간을 들여야 겨우 한 지역을 정리하게 되는 느린 게임이지만, 지도의 색이 조금씩 내 것으로 바뀌는 재미가 이 시리즈를 오래 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