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닝 포스
샤이닝 포스 (Shining Force USA) · 1992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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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가 늘어날수록 고민이 늘어납니다
이 게임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벤치가 꽉 찹니다. 전투에 데려갈 수 있는 인원은 정해져 있는데 합류하는 동료는 계속 늘어나서, 누구를 빼고 누구를 넣을지 매번 고민하게 됩니다. 안 데려간 동료는 경험치를 못 받으니 격차가 벌어지고, 그래서 애정이 가는 캐릭터만 굴리다 뒤늦게 후회하는 일이 생깁니다.
샤이닝 포스(Shining Force)는 메가드라이브로 나온 턴제 시뮬레이션 RPG입니다. 마을을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부분과, 칸으로 나뉜 전장에서 부대를 한 명씩 움직이는 전투 부분이 번갈아 나옵니다.
전투의 규칙
전장은 격자로 되어 있고 각 캐릭터는 정해진 칸만큼 움직인 뒤 공격이나 마법, 아이템 사용 중 하나를 합니다. 공격을 걸면 화면이 전환되며 큼직한 그림으로 타격 장면이 나오는데, 이 연출이 당시 이 게임의 인상을 크게 좌우했습니다.
지형이 명중률과 회피에 영향을 줍니다. 숲에 서면 피하기 쉽고, 물이나 산은 이동을 크게 잡아먹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전진하기보다 유리한 지형에 진을 치고 적을 끌어들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원거리 부대를 뒤에 두고 방어가 단단한 기사들을 앞에 세우는 기본 대형이 끝까지 유효합니다.
클래스 체인지
캐릭터가 일정 레벨에 이르면 상위 직업으로 전직할 수 있습니다. 전직하면 레벨이 1로 돌아가는 대신 능력치 상한과 성장 폭이 크게 오르고 겉모습도 바뀝니다.
언제 전직하느냐를 두고 계산이 갈립니다. 조금 더 키우고 전직하면 최종 능력치가 유리하지만, 그동안 약한 상태로 버텨야 합니다. 특정 아이템을 써야만 갈 수 있는 특수 직업도 있어서, 그 아이템을 누구에게 줄지가 또 하나의 선택이 됩니다.
죽어도 끝이 아닙니다
전투 중 쓰러진 동료는 교회에서 돈을 내고 되살릴 수 있습니다. 완전히 잃는 게 아니라는 점이 이 시리즈를 다른 시뮬레이션 RPG보다 너그럽게 만들어 줍니다. 대신 주인공이 쓰러지면 그 전투는 패배 처리되고, 얻은 경험치는 남지만 다시 도전해야 합니다.
그래서 무리한 돌격을 몇 번 시도해 보며 적 배치를 익히는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실패해도 손해가 크지 않아서, 이 장르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들어오기에 문턱이 낮은 편입니다.
장르의 기틀을 세운 작품
칸 위에서 부대를 움직이고, 마을에서 동료를 모으고, 전직으로 키운다는 뼈대는 이후 수많은 작품이 따라갔습니다. 마을 탐색을 1인칭에 가까운 시점으로 처리하고 전투만 격자로 보여 주는 구성도 당시로서는 신선했습니다.
이야기 자체는 왕국이 침략당하고 젊은 부대가 맞선다는 정통 판타지지만, 동료 하나하나에 붙은 사연과 대사가 충실해서 정이 붙습니다. 30명이 넘는 동료 중 누구를 주력으로 키웠느냐로 사람마다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 게 이 게임의 매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