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손 패미컴판
손손 (Son Son Japan) · 1986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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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줄 위를 오르내리는 여행
화면이 특이합니다. 옆으로 흐르는 게임인데, 길이 위아래로 다섯 줄 나뉘어 있습니다. 캐릭터는 그중 한 줄 위에 서 있고, 위나 아래를 누르면 옆줄로 옮겨 갑니다. 자유롭게 아무 데나 갈 수 있는 게 아니라 정해진 줄 사이를 오가는 구조입니다.
이 다섯 줄 구조가 게임의 리듬을 만듭니다. 앞에서 오는 적이 지금 어느 줄에 있는지 보고, 그 줄을 피해 다른 줄로 옮기며 나아갑니다. 총알도 같은 줄로만 날아가므로, 쏘려면 상대와 같은 줄에 서야 합니다. 줄을 옮기는 판단이 곧 공격과 회피의 판단이 됩니다.
어떤 게임인가
손손(SonSon)은 서유기의 손오공을 주인공으로 삼은 옆으로 흐르는 액션 게임입니다. 원래 오락실용으로 나온 캡콤의 아주 초기 작품이고, 패미컴판은 그 구성을 옮긴 것입니다.
조작은 줄 사이 이동과 좌우 이동, 그리고 사격입니다. 여의봉 같은 무기를 앞으로 뻗어 적을 맞히고, 계속 나아가며 화면에 나타나는 적과 방해물을 처리합니다. 도중에 과일이나 보물이 나오면 주워서 점수를 올립니다.
목표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 여정을 이어 가는 것입니다. 구간마다 배경과 적의 종류가 바뀌고, 특정 지점에서는 큰 적이 나타나 길을 막습니다. 이야기의 뼈대는 널리 알려진 서유기라서, 설명 없이도 무슨 여정인지 짐작이 갑니다.
적은 종류가 꽤 다양합니다. 줄을 따라 곧장 달려오는 것, 위아래로 줄을 옮겨 다니며 쫓아오는 것, 한자리에 머물며 방해하는 것이 섞여 나옵니다. 특히 줄을 옮겨 다니는 적이 성가신데, 내가 피한 줄로 따라오기 때문에 한 번 더 옮기거나 아예 마주 보고 쏴서 정리해야 합니다.
줄을 옮기는 요령
이 게임을 잘하려면 줄 옮기는 타이밍을 익혀야 합니다. 옮기는 동안에는 잠깐 무방비가 되므로, 적이 바로 앞에 있을 때 옮기면 오히려 부딪힙니다. 여유가 있을 때 미리 옮겨 두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두 줄 이상 연달아 옮기는 것도 됩니다. 위로 두 번 빠르게 누르면 두 줄 위로 갑니다. 앞에서 여러 줄에 걸쳐 적이 몰려올 때 이걸 쓰면 한 번에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다만 어디로 도착하는지 확인하지 않고 누르면 다른 적 위로 떨어질 수 있으니, 목적지를 보고 눌러야 합니다.
가운데 줄보다 위아래 끝줄이 안전한 경우가 많습니다. 끝줄에서는 한쪽에서만 적이 오기 때문입니다. 다만 끝줄에만 있으면 도망칠 방향이 하나뿐이라, 상황에 따라 가운데로 돌아오는 판단도 필요합니다.
둘이 함께 하는 여정
이 게임은 두 사람이 동시에 할 수 있습니다. 한 명은 손오공, 다른 한 명은 동료를 맡아 같은 화면에서 함께 나아갑니다. 각자 다른 줄을 맡아 담당 구역을 정리하는 식으로 하면 혼자 할 때보다 훨씬 수월합니다.
물론 좁은 화면에 둘이 있으니 서로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같은 아이템을 두고 다투게 되고, 한 명이 앞서 나가면 뒤에 남은 쪽이 화면 밖으로 밀려나기도 합니다. 그 티격태격이 이 게임을 둘이 할 때의 재미입니다.
둘이 할 때는 역할을 나누는 게 좋습니다. 한 명이 위쪽 두 줄을, 다른 한 명이 아래쪽 두 줄을 맡고 가운데 줄은 상황에 따라 비워 두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서로 겹치지 않으면서 화면 전체를 감당할 수 있고, 한쪽이 몰릴 때만 넘어가 도와주면 됩니다.
캡콤의 시작 무렵
이 게임은 캡콤이 게임 회사로 자리를 잡기 시작하던 시기의 작품입니다. 이후 이 회사가 만든 화려한 액션들과 견주면 화면도 조작도 소박하지만, 다섯 줄이라는 독특한 구조 하나로 자기 색을 분명히 냈습니다. 규칙을 단순하게 유지하면서 그 안에서 재미를 뽑아내는 방식은 이 시기 게임들의 공통점이기도 합니다.
서유기를 소재로 삼은 것도 눈에 띕니다. 이 이야기는 동아시아 어디서나 통하는 소재라 설명이 필요 없고, 캐릭터 생김새만 봐도 누구인지 압니다. 이후로도 여러 게임이 같은 소재를 썼지만 이만큼 이른 시기의 작품은 드뭅니다.
국내에서는 오락실에서 원판을 본 사람도 있고 복사팩으로 이 패미컴판을 접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름은 몰라도 손오공이 다섯 줄을 왔다 갔다 하는 게임이라고 하면 기억해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규칙이 단순해 지금 잡아도 바로 시작할 수 있고, 한 판이 짧아 부담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