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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vs 스파이

스파이 vs 스파이 (Spy vs Spy USA) · 1999 · Ti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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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을 먼저 놓는 쪽이 이긴다

이 게임의 핵심은 싸움이 아니라 준비입니다. 상대보다 먼저 그 방에 들어가서 문 뒤에 폭탄을 설치하고, 옷장 안에 스프링 함정을 넣어 둡니다. 그리고 다른 방으로 옮겨 서류를 찾습니다. 잠시 뒤 상대가 그 방에 들어가 함정을 밟는 소리가 들리면, 그것으로 상황이 정리됩니다.

직접 마주쳐 몽둥이로 치고받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건 오히려 하수의 방식입니다. 진짜 실력은 상대가 어느 방으로 갈지 예측하고 그 길목에 미리 무엇을 심어 두느냐에서 갈립니다. 첩보전이라는 소재를 이만큼 게임 규칙으로 잘 옮긴 사례가 드뭅니다.

스파이 vs 스파이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컬러 (1999)

어떤 게임인가

스파이 vs 스파이(Spy vs Spy)는 미국 잡지 매드에 실리던 만화를 바탕으로 한 대전 게임입니다. 흰옷과 검은옷을 입은 두 첩자가 같은 건물 안에서 서류 가방과 관련 물품을 먼저 찾아 탈출구로 빠져나가려 다툽니다.

화면은 좌우로 나뉘어 두 첩자의 시야를 동시에 보여 줍니다. 상대가 지금 어느 방에서 무엇을 하는지 보이기 때문에, 그 정보를 바탕으로 다음 수를 정합니다. 방마다 가구가 있고, 그 안을 뒤져 필요한 물건을 찾아야 합니다.

스파이 vs 스파이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2 - 게임보이 컬러 (1999)

함정의 종류

설치할 수 있는 함정은 여러 가지입니다. 문에 다는 폭탄, 가구 안에 넣는 스프링, 바닥에 놓는 양동이 같은 것들이 있고, 각각 걸리는 조건이 다릅니다. 어떤 것은 문을 열면 터지고, 어떤 것은 가구를 뒤지는 순간 작동합니다.

함정에는 그것을 해제하는 대응 도구가 짝지어져 있습니다. 방에 들어가기 전에 도구를 들고 문 앞을 정리하면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함정을 놓는 쪽은 상대가 어느 도구를 갖고 있는지까지 계산해야 합니다.

시간이라는 압박

제한 시간이 있어 무한정 신중하게 움직일 수 없습니다. 시간이 다 되면 두 첩자 모두 패배로 처리되므로, 함정만 놓고 다니다가는 정작 서류를 못 찾습니다.

또 함정에 걸리거나 격투에서 지면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는데, 그동안 시간은 계속 흐릅니다. 몇 번 당하고 나면 남은 시간이 부족해져 조급해지고, 그 조급함이 또 실수를 부릅니다. 준비와 진행 사이의 배분이 이 게임의 진짜 어려움입니다.

오래 이어진 형식

스파이 vs 스파이는 1980년대에 처음 나온 뒤 여러 기종으로 이식되었습니다. 화면을 둘로 나눠 두 플레이어의 상황을 동시에 보여 주는 방식은 당시로서는 대단히 참신했고, 이후 여러 대전 게임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혼자 할 때는 인공지능을 상대하게 되지만, 원래는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서로의 화면을 흘끔거리며 하는 게임입니다. 함정에 걸린 상대가 짓는 표정까지가 이 게임의 일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