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헌터
시티헌터 (City Hunter Japan) · 1990 · Sun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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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헌터의 단 하나뿐인 가정용 게임
북조 츠카사의 만화 시티헌터는 한국에서도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 인기작이 가정용 기기로 나온 게임은 사실상 이 한 편뿐입니다. 다른 만화 원작들이 기기마다 몇 편씩 나오던 시절에, 시티헌터는 PC엔진의 이 작품 하나로 남았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완성도와 별개로 희소성 자체가 이야깃거리가 됩니다.
시티헌터(City Hunter)는 원작의 주인공 사에바 료가 되어 의뢰를 해결해 나가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권총을 든 채 좌우로 이동하며 적을 처리하고, 스테이지 끝의 상대를 넘어 다음 의뢰로 넘어가는 구성입니다. 파트너인 마키무라 카오리를 비롯한 원작 인물들이 등장해 만화의 분위기를 살립니다.
순서를 고를 수 있는 구조
스테이지는 모두 네 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 앞의 세 개는 순서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습니다. 이 세 개를 모두 끝내면 마지막 스테이지가 열리는 방식이라, 자기가 자신 있는 무대부터 잡을 수 있습니다. 당시 액션 게임에서 흔치 않았던 구성은 아니지만, 짧은 분량 안에서 선택의 여지를 준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 구조에는 실질적인 의미도 있습니다. 앞의 세 스테이지에서 각각 권총 이외의 특수 무기를 하나씩 얻을 수 있어서, 어느 순서로 도는지에 따라 중간 과정의 난이도가 달라집니다. 강력한 무기를 먼저 확보하면 나머지 두 스테이지가 한결 수월해지고, 반대로 어려운 곳을 뒤로 미루면 무기를 갖춘 상태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기본 무기인 권총은 사거리는 넉넉하지만 위력이 낮아, 후반으로 갈수록 이것만으로는 버티기 힘듭니다. 특수 무기는 탄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잡졸에게 쓰지 말고 밀집 구간이나 스테이지 끝의 상대를 위해 남겨 두는 것이 기본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곳
가장 자주 부딪히는 문제는 피격입니다. 적의 총알이 화면 양쪽에서 들어오는 구간이 있는데, 사에바 료의 이동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아 무작정 앞으로 나아가면 계속 맞습니다. 한 화면씩 끊어 들어가면서 적이 나타나는 위치를 확인하고, 총을 쏠 수 있는 거리를 유지한 채 물러섰다 나아가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두 번째는 무기 관리입니다. 특수 무기를 아무 때나 쓰면 정작 필요한 구간에서 권총 하나로 버텨야 합니다. 반대로 너무 아끼다가 체력을 다 잃는 것도 손해이므로, 체력이 절반 아래로 떨어졌을 때는 아끼지 말고 쓰는 편이 낫습니다.
세 번째는 스테이지 선택 순서입니다. 처음 한 바퀴는 어떤 무기가 어디서 나오는지 확인하는 데 쓰고, 두 번째 도전부터 순서를 다시 정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분량이 길지 않아 이런 시행착오에 드는 시간이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원작 팬을 위한 요소
이 게임의 진짜 값어치는 액션의 완성도보다 연출에 있습니다. 스테이지 사이사이에 인물들이 등장해 대사를 주고받고, 원작 특유의 가벼운 농담과 진지한 순간이 번갈아 나옵니다. PC엔진의 색감으로 그려진 인물 그림이 만화의 선을 제법 잘 살렸다는 점도 당시 평가받은 부분입니다.
음악 역시 원작 애니메이션의 분위기를 따라가려 한 흔적이 뚜렷합니다. 도시의 밤을 배경으로 한 곡조가 계속 깔리면서, 단순한 횡스크롤 액션에 원작의 정서를 얹습니다.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보다 원작을 아는 사람이 훨씬 즐겁게 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만든 곳과 시기
이 작품은 선소프트가 만들고 내놓았습니다. 선소프트는 이 무렵 여러 기기에서 액션 게임을 활발히 내놓던 회사였고, 특히 원작이 있는 작품의 분위기를 옮기는 데 강점을 보였습니다. 이 게임도 그 계보에 놓여 있습니다.
발매는 일본 국내로 한정되었습니다. 원작 만화의 판권 문제가 얽혀 해외판이 나오지 않았고, 그 결과 오랫동안 일본 기기를 가진 사람만 접할 수 있는 작품으로 남았습니다. 최근에 와서야 현대 기기로 다시 나오면서 이름이 다시 오르내리게 되었습니다.
국내에서와 지금
국내에서 PC엔진은 널리 보급된 기기가 아니었지만, 시티헌터라는 이름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통해 아주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의 존재를 알게 된 사람들은 대개 원작을 먼저 좋아하던 쪽이었고, 게임 잡지의 짧은 소개나 사진으로만 접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되므로 설치 없이 눌러 시작할 수 있습니다. 분량이 짧으므로 한자리에서 끝까지 가 볼 수 있고, 원작을 아는 사람이라면 스테이지 사이의 장면만으로도 충분히 값을 합니다. 처음에는 순서를 신경 쓰지 말고 한 바퀴 돌아 보는 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