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 어택
에어 어택 (Air Attack SET 1) · 1996 · Comad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국산 기판이 만들던 슈팅
90년대 중반 오락실에는 낯선 이름의 종스크롤 슈팅들이 꽤 있었습니다. 유명 대작 옆 자리, 한 판에 동전 하나짜리 구석 기계에 들어 있던 게임들입니다. 화면을 보면 어디서 본 듯한 구성인데 제목은 처음 듣는, 그런 기판들 가운데 국내 회사가 만든 것도 적지 않았습니다. 에어 어택도 그런 자리에서 만날 수 있던 게임입니다.
에어 어택(Air Attack)은 전투기 한 대를 몰고 화면 아래에서 위로 밀고 올라가며 적기와 지상 시설을 부수는 종스크롤 슈팅입니다. 화면은 계속 위로 흐르고, 나는 좌우로 피하면서 앞을 가로막는 것들을 쏘아 없앱니다. 둘이 나란히 앉아 함께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한 판의 흐름
진행 방식은 이 장르의 표준을 그대로 따릅니다. 편대를 이룬 적기가 정해진 궤도로 날아들고, 아래쪽에는 포탑과 전차, 함선 같은 지상 목표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공중의 적은 가만두면 지나가지만 지상 목표는 계속 쏘아 대므로, 화면에 들어오는 순간 먼저 처리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일정 구간을 지나면 커다란 보스가 앞을 막습니다. 몸집이 크고 여러 곳에서 탄을 뿌리며, 체력이 줄어들수록 공격이 사나워집니다. 보스전에서는 무리하게 정면에 붙기보다 화면 아래쪽에 자리를 잡고 좌우로 흔들며 꾸준히 맞히는 편이 훨씬 안정적입니다.
무기는 아이템으로 강화합니다. 파괴한 적이 떨어뜨리는 것을 주우면 총알이 굵어지거나 갈래가 늘어나고, 종류가 다른 것을 주우면 사격 방식 자체가 바뀝니다. 화면 전체를 쓸어버리는 폭탄도 따로 챙길 수 있는데, 이 폭탄은 죽고 나서 화력이 초기화되기 전에 위기를 넘기라고 있는 물건입니다. 아끼다 그대로 잃는 것이 가장 아깝습니다.
어디서 죽는가
이 계열의 게임에서 목숨을 잃는 이유는 대개 정해져 있습니다. 첫째는 화면 위쪽으로 너무 올라가는 것입니다. 앞서 나가면 적을 빨리 잡을 수 있지만, 위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적을 피할 시간이 사라집니다. 기본 위치는 화면 아래 삼분의 일쯤으로 잡고, 필요할 때만 잠깐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는 화면 가장자리에 몰리는 것입니다. 탄을 피해 옆으로 밀리다 보면 어느새 벽에 붙어 있고, 그 상태에서는 도망갈 방향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탄이 몰려오면 되도록 가운데를 지나 반대편으로 통과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셋째는 화력을 잃은 직후입니다. 미스가 나면 무기가 약해지므로 적을 처리하는 속도가 떨어지고, 그만큼 화면에 적이 쌓입니다. 이때 욕심을 내면 연달아 죽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한 번 죽었다면 점수를 포기하고 아이템부터 다시 모으면서 흐름을 되찾아야 합니다.
대작들 사이에서
이 시기의 종스크롤 슈팅은 경쟁이 대단히 치열했습니다. 묵직한 손맛으로 기준을 세운 작품들이 이미 오락실을 장악하고 있었고, 화면을 탄으로 가득 채우는 새로운 흐름도 막 등장하던 참이었습니다. 그 사이에서 후발 주자가 이름을 알리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에어 어택은 그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보다, 이미 검증된 구성을 충실히 따라간 쪽에 가깝습니다. 실기를 처음 잡는 사람도 설명 없이 바로 붙을 수 있고, 한 판이 짧아 부담이 없습니다. 개성으로 기억되는 작품은 아니지만, 동전 하나 넣고 몇 분 즐기기에는 모자람이 없는 구성입니다.
오락실 구석의 국산 게임들
이 게임을 만든 회사는 90년대에 여러 아케이드 기판을 내놓은 국내 업체입니다. 당시 국내 아케이드 제작사들은 대작과 정면으로 맞붙기보다, 만들기 쉬운 장르를 골라 빠르게 내놓고 작은 오락실과 지방 상권을 노리는 방식으로 움직였습니다. 슈팅은 그런 조건에 잘 맞는 장르였습니다. 규칙이 명확하고, 그래픽 자원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고, 한 판이 짧아 회전이 빨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게임들은 대형 오락실보다 동네 문방구 앞이나 작은 가게 구석에서 만나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름을 몰라도 앉아서 동전을 넣고 몇 판 하다 일어나는 그런 게임이었습니다. 지금 와서 다시 보면 완성도로 이름을 남긴 작품은 아니지만, 그 시절 국내에서도 아케이드 기판을 직접 만들어 팔았다는 기록으로서 남는 구석이 있습니다.